펀드 대중화 시대다.

자산운용협회에 등록된 펀드 수만 9700개가 넘고 일반 투자자를 위한 공모형 펀드도 4500개에 이른다.

판매사마다 '이 펀드가 최고'라며 투자자들에게 권하고 있지만 어지간한 전문가가 아니고는 유망한 펀드를 골라내는 일은 상당히 어렵다.

이런 투자자에게 적합한 것이 '펀드 랩'이다.

이 상품은 펀드와 종합자산관리 서비스인 '랩 어카운트'를 합한 형태다.

랩 어카운트는 전문가가 개인의 자금을 대신 운용해 준다는 점에서 펀드와 비슷하지만 투자자별로 별도의 계좌를 만들어 '1 대 1 관리'를 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펀드 랩은 이 같은 랩 어카운트 형식으로 펀드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전문가들이 투자자의 성향에 맞는 펀드를 여러 개 골라 자산을 분산 투자해 준다.

펀드에 재투자하는 펀드 오브 펀드와 비슷하지만 고객이 랩 매니저와의 상담을 통해 직접 펀드 비율을 조절할 수 있는 것이 다른 점이다.

또 펀드 간 갈아타기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엄브렐러(우산) 펀드'와 유사하지만 엄브렐러 펀드가 한 운용사의 펀드만 선택할 수 있는 것과 달리 펀드 랩은 여러 운용사의 펀드를 선택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그만큼 시장 상황에 따라 탄력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 1~3%대의 운용 수수료를 내야 하지만 선취 수수료나 환매 수수료가 없어 경우에 따라선 펀드보다 수수료 측면에서 유리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해외 펀드가 유행하면서 국내 주식뿐 아니라 해외 증시에 투자하는 펀드 랩 상품들도 많이 나와 있다.

동양종금증권의 '동양 월드드림 펀드랩'은 투자 범위에 따라 유형을 두 가지로 나눴다.

'1형'은 인도 중국 일본 등 해외 주식형 펀드에 자산의 60%,국내 주식형 펀드에 30%,아시아.태평양 소비재 등 섹터 펀드에 10%를 기본적으로 배분한다.

'2형'은 중국 인도 일본 동유럽 등 해외 주식형 펀드에 90%,부동산 배당주 소비재 등 섹터 펀드에 10%를 투자한다.

대우증권의 '마스터랩',삼성증권의 '삼성아너스랩',현대증권의 'HR30펀드랩' 등도 나와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주식 채권 대안투자 현금성자산 등 여러 유형의 자산에 투자해 한꺼번에 관리해 주는 '옥토랩'을 운영하고 있다.

대신증권은 오는 5월 중 국내외 우량펀드에 분산 투자하는 '부자 베스트 펀드랩'을 내놓을 예정이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