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들어 통신시장의 경쟁이 격화되면서 업체들의 수익이 모조리 `빨간불'이다.

IPTV, 3G 이동전화, 인터넷전화 등 신규시장 선점을 위한 경쟁이 달아오르면서 마케팅에 돈을 쏟아부은 결과다.

올해는 이런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돼 비용을 효율적으로 쓰면서 가입자 기반을 확대하는 것이 승부의 관건이다.

25일 KT와 KTF가 발표한 1분기 실적을 보면 당기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0.2%와 73.4% 크게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각각 37.1%와 9.6% 뒷걸음질쳤다.

KT 그룹보다 하루 앞서 실적을 발표한 SK텔레콤도 1분기 당기순이익과 영업이익이 각각 3.4%와 16.3% 축소됐다.

KT는 지난 3월 남중수 사장이 민영3기 수장을 맡으면서 그동안 축적해놓은 안정성의 기반 위에 올해부터 본격적인 성장을 추구하겠다고 발표하면서 공격적인 영업을 펼친 것이 수익악화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또 KTF도 3G 시장 가입자 확대에 `올인'하면서 시장에서 주도권을 강화하는데 초점을 맞춘 것이 1분기 성적표에 그대로 나타났다.

KT와 KTF는 실제로 1분기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에 비해 각각 7.8%와 8.8% 증가했다.

마케팅 비용은 무려 54.1%와 24.7% 각각 불어났다.

KTF의 경우 창사이래 분기 매출 2조원을 처음으로 돌파하며 작년 동기에 비해 18% 늘어 일단 덩치를 키우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KT는 비용을 쏟아붓고도 매출은 오히려 0.2% 줄었다.

KT는 메가TV, 와이브로 등 신성장 동력이 제대로 가동돼 현금창출 역할을 하기에는 `마른땅'에 더욱 물을 쏟아부어야 할 것으로 관측됐다.

이 회사는 부문별로는 일반전화가 1분기 1조232억원으로 작년 동기의 1조565억원에 비해 333억(3.3% 감소) 줄었지만, KTF 이동전화 무선재판매에서 395억원(10.4% 증가)을 더 벌어들여 충당했다.

초고속인터넷 등 인터넷 접속수익은 0.4% 소폭 증가한 반면, 전용회선 임대 등 데이터 수익은 1.1% 줄어 전체적으로 비용이 늘어난 것을 제외하면 근본적인 수익성 악화 원인은 없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SK텔레콤의 경우 3G 시장을 놓고 KTF와 경쟁이 가열되면서 1분기 영업비용이 작년 동기에 비해 11% 늘었으며, 특히 대리점 수수료 등 마케팅수수료는 33%나 불어났다.

SK텔레콤은 그러나 작년 4분기와 비교했을 경우에는 영업비용을 12%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이 78% 늘어나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 같은 기간 돈을 더 쓰고도 영업이익이 소폭 줄어든 KTF와 대조를 보인 것.
한편 그동안 내실경영에 방점을 둬왔던 LG데이콤도 1분기 인터넷전화와 IPTV 등에 마케팅을 집중하면서 영업이익이 18% 줄어드는 수익성 악화를 나타냈다.

오는 28일 실적을 발표하는 하나로텔레콤도 1분기 실적이 상당히 좋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통신업계가 IPTV, 인터넷전화, 3G 등 유무선 및 방송 시장 등 곳곳에서 업체들간 치열한 경쟁을 벌일 수 밖에 없는 형국"이라며 "수익 악화는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박창욱 기자 pcw@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