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의 정책 목표 중에 잘못된 것은 하나도 없었습니다.

하지만 아무리 목표가 훌륭해도 전문성이 없으면 정책의 결과가 정 반대 방향으로 갈 수 있다는 것을 국민들에게 깨닫게 해준 정부이지요."

서울 송파을에서 당선된 유일호 한나라당 당선자는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통이다.

조세연구원장을 지냈고,KDI국제정책대학원에서 교수로 재직한 조세·재정 전문가다.

잘 나가는 경제학자였던 그는 정치권에 뛰어든 이유를 "이명박 정부가 추구하는 경제 살리기를 위해선 국회에 전문가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목표에 대해 반대할 사람은 하나도 없습니다. 하지만 수요를 억제해서 집값을 잡겠다는 건 아마추어들의 생각이죠.투기적 가수요요? 돈이 벌리니까 하는 경제활동인데 웬만한 정책으로 억제해 봐야 줄어들지 않습니다. 공급 확대가 부동산 가격 안정의 유일한 방법이죠."

유 당선자는 "이런 면에서 이명박 정부는 방향을 잘 잡았다"고 말했다.

하지만 거수기 역할만 하지는 않을 생각이다.

행정부는 언제든지 포퓰리즘의 유혹에 빠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그는 "정부가 요즘 추진하는 추가경정예산(추경) 편성에도 부정적인 입장"이라며 "가끔씩 정부가 항로를 벗어나면 이를 바로잡는 데 노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렇다고 학자로서의 원칙과 소신만 고집할 생각도 없다.

"정치에는 타협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내가 절대적 사실이라고 믿는 것이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며 "활발한 토론을 통해 학문의 영역에 머물던 지식을 정치에 효과적으로 적용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유 당선자는 희망하는 상임위로 재정경제위를 꼽았다.

특히 조세전문가로서 '넓은 세원,낮은 세율'을 달성하기 위한 세제 개편에 관심이 많다.

그는 특히 "실효성도 없고 과세 행정상으로도 문제가 많은 종합부동산세부터 없애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