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9.0%,소비자물가 상승률 6.0%.' 중국 정부가 25일 돈줄을 죄어야 하는 '긴축 구간'의 마지노선을 이렇게 제시해 주목된다.

성장률이 9.0%를 하회하거나 물가 상승률이 6.0% 밑으로 떨어지지 않는 한 긴축을 지속한다는 얘기다.

1분기 경제지표는 성장과 물가 모두가 이를 상당히 웃돌고 있어 당분간 긴축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긴축은 시중 유동성을 흡수해 증시에는 대체로 악재로 작용한다.



중국 상하이데일리는 이날 국가 통계국 쩡징핑 수석연구원의 말을 인용,"성장률 9%는 중국이 긴축을 계속하느냐 마느냐의 분기점"이라고 보도했다.

쩡 수석연구원은 "중국 정부가 일자리 창출과 지방의 도시화를 핵심사업으로 추진 중이어서 세계 경기가 침체된다 해도 성장률이 급격히 떨어지진 않을 것"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성장률이 9.0%에 근접하거나 그 이하로 떨어진다는 것은 경착륙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또 싱크탱크인 국가신식중심의 판잔핑 경제분석실장은 "긴축을 유지해야 하는 마지노선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6%"라고 지적했다.

판 실장은 "(중국 정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작년과 같은 4.8%에 머물고 성장률이 9.7%로 낮아지는 것을 가장 바람직한 목표로 삼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 정부 고위관료와 관변단체에서 긴축 정책 유지의 경제지표 수치를 직접 제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중국의 지난 1분기 성장률은 전년 동기대비 10.6%,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3%에 달했다.

중국 정부가 작년에 금리를 6차례 올리는 등 긴축을 강화하고 있지만 과열된 경기와 물가 오름세가 잡히지 않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세계 경제 침체 가능성이 고조되면서 지나친 긴축은 중국 경제를 경착륙시킬 것이란 우려를 제기하는 등 긴축을 둘러싼 논란이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원자바오 총리는 최근 "올해 중국 경제는 11년래 최고를 기록한 인플레이션 위험과 세계 경제의 침체에서 오는 저성장의 위험을 함께 통제해야 하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이날 중국 경제일보는 436개 상장사의 1분기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익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55%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기업 실적이 호조를 지속하고 있는 셈이다.

업종별로는 35개 부동산 관련 업체들의 이익이 평균 361% 늘었으며 농수산업과 정보통신 관련 업종도 200% 이상,전자제품 양판점과 섬유 및 의류회사들은 100% 이상 이익이 증가했다.

반면 전기회사 등의 이익은 60% 이상 감소했다.

이 신문은 수출보다는 내수업종의 이익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며 위안화 강세와 세계 시장의 수요둔화로 발생한 충격이 커가는 내수에 의해 흡수되는 양상이라고 분석했다.

또 국제 원자재값 상승과 식품가격 오름세 등으로 소비자물가의 오름세도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제시한 물가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상당한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예상했다.

쩡 수석연구원은 "인플레 억제와 경기 경착륙 사이에서 균형을 잡아야 하지만 당분간 긴축에 무게 중심을 실을 수밖에 없다"며 "국제 환경 변화에 따른 탄력적인 정책대응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