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 '노무현 효과' 300억 신바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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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10시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주차장.노무현 전 대통령의 귀향을 축하하는 200여개 플래카드 아래로 차량들이 쉴 새 없이 밀려들고 있었다.
지난 주말에는 진해 군항제를 거쳐 봉하마을을 찾은 관광객을 실은 버스 100여대가 한꺼번에 몰려 심각한 교통 체증을 빚기도 했다.
봉하마을 관광안내센터의 김인정 문화관광 해설사는 "노 전 대통령이 내려온 2월25일부터 한 달간 12만명이 찾았고 3월 말부터 지금까지 15만명이 다녀가는 등 갈수록 방문객이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갑작스런 관광객 유입으로 벼농사에 의존했던 한적한 농촌 봉하마을의 모습도 크게 바뀌고 있다.
마을에서 유일하게 국수 빵 등 간식류를 파는 가게인 '쉼터마을'의 매출이 30% 이상 늘자 장사를 부업으로 삼는 주민들이 생겨나고 있다.
주차장에서 노 전 대통령 자택으로 가는 길에는 집에서 직접 만든 옥수수빵과 커피 등을 파는 주민들이 눈에 띄게 늘었다.
마을 부녀회도 3월 초 '전통 테마식당'을 열고 관광객들을 상대로 쇠고기국밥과 비빔밥 등을 팔고 있다.
조만간 관광기념품 판매점도 새로 생겨날 것이라고 한 마을 주민이 귀띔했다.
마을의 한 주민은 "노 전 대통령이 청와대에 계실 때 욕을 많이 먹어 봉하마을 주민들도 같이 죄인이 된 느낌이었는데 이제는 노 전 대통령의 덕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인근 지역도 '봉하 특수' 덕을 톡톡히 보고 있다.
봉하마을 근처 주유소의 한 직원은 "작년보다 매출이 평일에는 10%,주말에는 30%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주유소 부근의 진영갈비집,함양국밥,손짜장 등 식당들도 20~40% 매출 증가로 즐거워하고 있다.
사람이 오가며 경기가 좋아지자 땅값도 덩달아 상승세다.
대로변의 경우 3.3㎡당 대략 150만~200만원 선으로 작년 말보다 10~15% 정도 올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노 전 대통령이 퇴임하기 이전에는 찾는 외지인이 별로 없던 전형적인 농촌이었지만 최근 들어 관광객이 밀려 오면서 호가도 강세를 보이고 매물도 거의 사라졌다"고 전했다.
봉하마을에서 불어온 '훈풍'은 김해시 전역으로 점차 확산되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이 귀향한 2월 말부터 3월 말까지 한 달 새 김해시를 찾은 관광객은 모두 28만1860명.작년 같은 기간(23만90명)보다 22.5% 늘었다.
김수로왕릉과 한림민속박물관,한옥체험관,대성동 고분박물관,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등 관광지는 방문객이 50~90% 급증했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경우 예상되는 올해 관광객 수는 사상 최대인 400만명.작년(278만명)보다 무려 43.9% 늘어난 수치다.
'노통(盧統) 효과'에 잔뜩 고무된 김해시는 '봉하 특수'를 일회성이 아닌 지속적인 관광 테마로 정착시키기 위해 온갖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
봉하마을과 가야문화권 관광을 묶어 관광 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려는 전략이 바로 그것.시는 최근 봉하마을과 수로왕릉 등 가야 문화와 연계한 4시간,1일,1박2일짜리 등 세 가지 관광 프로그램을 내놓았다.
가야문화 수공예품과 도자기,전통 장군차 등도 기념품으로 판매하기로 했다.
조만간 매주 토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버스를 타고 김해 유적지 관광과 역사 설명을 들을 수 있는 '가야의 땅 투어'를 실시한다.
봉하마을을 중심으로 한 '농촌 전통 테마마을' 조성도 추진 중이다.
한·일 국제여객선을 타고 부산을 오가는 일본인 관광객 잡기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최덕규 민족음악학회 지역문화축제평가단 단장은 "봉하마을과 가야문화 축제 등에 관광객들이 몰리면서 매년 500억원대에 머물던 관광 및 연관 분야 부가가치가 올해는 800억원대를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해=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