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분야 '빅3 산업'으로 꼽히는 반도체·LCD(액정표시장치)·휴대폰의 글로벌 기업들은 1분기에 어떤 성적을 냈을까.

25일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엘피다 도시바 등 주요 업체들이 일제히 실적을 발표함에 따라 대략의 '성적표'가 드러났다.

반도체 부문은 계속되고 있는 업황 부진 속에서 '나홀로 흑자'를 낸 삼성전자의 분전이 돋보였고,LCD에서는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세계 시장을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업체간 경쟁이 치열한 휴대폰 부문에서도 삼성과 LG 등 한국 기업들의 약진이 단연 주목을 끈다.

삼성전자는 1조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내면서 1위 노키아를 추격할 기반을 다졌고,샤인폰·뷰티폰 등 프리미엄 제품을 앞세워 선진국 시장 공략에 성공한 LG전자는 소니에릭슨을 제치고 세계 4위를 되찾았다.

반면 3위업체인 모토로라는 신제품 개발에 실패하면서 부진을 거듭,LG의 추격 사정권 안에 들어왔다.


노키아 삼성전자 모토로라 LG전자 소니에릭슨 등 글로벌 '빅 5' 업체 가운데 올 1분기 매출,영업이익이 모두 증가한 곳은 삼성전자와 LG전자뿐이다.

삼성전자 휴대폰 부문은 올 1분기 5조5500억원의 매출을 올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21%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9200억원으로 작년 동기 대비 53% 늘어났다.

영업이익률은 16%로 작년 4분기(11%)보다 훨씬 좋아졌다.

상대적인 비수기라 마케팅 비용을 줄인데다 원화 가치 하락으로 수출 마진이 늘어난 덕분이다.

삼성전자의 1분기 휴대폰 판매량은 4630만여대로 전분기와 같은 수준을 기록했다.

세계 휴대폰 시장 규모가 선진국 수요 감소 등으로 전 분기에 비해 13%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꽤나 선전한 셈이다.

LG전자는 '빅 5' 업체 가운데 유일하게 휴대폰 판매량이 늘었다.

LG전자는 올 1분기 2440만대를 판매해 7분기 만에 소니에릭슨(2230만대)을 제치고 업계 4위 자리를 되찾았다.

LG전자의 휴대폰 사업 부문은 매출(3조1950억원),영업이익(4442억원),영업이익률(13.9%) 모두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휴대폰 평균 판매가도 전 분기 140달러에서 144달러로 올랐다.

선진국 중심의 프리미엄 시장 공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반면 글로벌 3위업체 모토로라는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초히트 모델인 '레이저폰' 이후 후속 제품 전략에 실패하면서 시장 점유율이 계속 떨어지고 있다.

1분기중 모토로라의 휴대폰 부문 매출은 33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39%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4억1800만달러에 달했다.

판매량도 시장 예상치인 3300만대에 크게 미치지 못한 2740만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4540만대)과 비교하면 39.6% 줄어든 것.전문가들은 올 2분기부터는 LG전자에 3위 자리도 내주게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 역시 주춤거렸다.

유럽 수요 감소와 유로화 강세 등으로 전 분기보다 1800만대 줄어든 1억1550만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매출과 영업이익도 전 분기 대비 각각 16.7%,27.4% 감소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