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생산물량 조정협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공장에 비해 일감을 많이 확보해 놓은 아산공장과 울산3공장 노조가 수당이 줄어든다며 수용에 난색을 표명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 노사는 당초 이번 주까지 물량 조정을 끝내기로 했으나 노조원 반발로 다음 달 중순께나 가능할 것이란 게 업계의 분석이다.

물량조정이란 일감이 넘치는 공장의 생산차종 일부를 그렇지 않은 공장에서도 생산,각 공장 근로자간 임금격차를 줄이고 판매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토록 하자는 노사 협의를 말한다.

윤여철 현대차 사장과 윤해모 금속노조 현대차 지부장 등 노사 각 17명으로 구성된 물량대책위원회는 지난 23일 세번째 회의를 가졌지만 상호 원칙적인 입장만 확인했다.

물량대책위는 다음 주 30일께 4차 협의를 갖기로 했다.

이번 주말까지 물량 조정 문제를 매듭짓기로 했던 당초 일정보다 늦어지는 것이다.

노조 관계자는 "물량 조정은 노조가 자신의 팔을 잘라내는 것과 같은 어려운 문제여서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며 "임금협상보다 훨씬 중요하기 때문에 5월 중순까지 논의해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물량 조정 협의가 잘 안되고 있는 것은,NF쏘나타 그랜저TG 등을 생산하는 아산공장과 아반떼HD i30 등을 만드는 울산3공장 노조가 강력 반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생산 물량이 넘치는 이들 공장 노조는 일감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 이달에도 여러 차례 특근을 거부했다.

생산라인 합리화와 기초질서 준수 등을 내용으로 하는 '생산성 향상안'에 반대한다며 무기한 특근거부를 선언했던 아산공장 노조는 이번 주말부터 특근을 재개키로 했다.

노조 관계자는 "노사 간 원만한 합의를 통해 특근을 결정했다"며 "생산성 향상안에 대해선 노조 차원에서 자발적으로 노력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산공장 노조의 특근 재개는 조합원들의 반발이 압력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게 내부 분석이다.

집행부의 일방적인 특근 거부 방침에 따라 1회 20여만원에 달하는 특근 수당을 받지 못하게 된 현장 조합원들이 노조에 불만을 쏟아냈다는 것이다.

울산 중앙노조 집행부가 아산공장 노조의 개별 행동에 제동을 건 것도 또 다른 이유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