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개정된 정치자금법(오세훈법)으로 기업 등 법인의 정치 후원금 기부가 금지되면서 그룹 총수나 전문 경영인들이 직접 후원금을 내는 사례가 늘고 있다.

개인적 친분으로 후원금을 낸다는 게 대부분의 설명이지만 몸 담고 있는 기업의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정치권에 보험을 들어 놓기 위한 성격이라는 시각도 많다.

◆기업인들,누구 후원했나


중앙선관위가 25일 공개한 '2007년도 120만원 이상 정치후원금 기부자 명단'에는 유명 기업인들의 이름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김상하 회장 등 삼양그룹 오너 일가가 대표적이다.

김상홍 명예회장과 장남인 김윤 삼양사 회장을 비롯해 오너 2,3세들이 각 200만원씩 총 1200만원을 김효석 통합민주당 의원에게 기부해 눈길을 끌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김 의원의 아내가 삼양사 일가와 친인척 관계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LG와 계열분리한 LS그룹에서는 구자열 LS전선 부회장이 이종구 한나라당 의원에게,구자균 LS산전 사장이 문석호 민주당 의원에게 각각 500만원을 후원했다.

또 SK그룹의 맏형 최신원 SKC 회장은 무소속 이해찬 의원에게 500만원을 기부했으며,GS그룹 일가 중엔 허광수 삼양인터내셔널 회장이 맹형규 한나라당 의원에게 200만원을 냈다.

지역색이 강한 주류업계는 회사 연고지가 지역구인 의원들에게 후원하는 경향이 뚜렷했다.

대구에 뿌리를 둔 금복주의 김홍식 회장과 김동주 대표는 주성영 주호영 의원 등 대구지역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200만원의 후원금을 냈다.

반면 목포가 연고인 보해양조 임건우 회장은 김성곤 의원 등 전남지역 민주당 의원들을 후원했다.

장영신 애경그룹 회장은 백화점이 위치한 서울 구로의 김한길 의원에게 300만원을 냈다.

재계의 대표적 미국통인 류진 풍산 회장의 경우 역시 미국통이며 의원외교에 관심이 많은 유재건 의원에게 200만원을 냈다.

◆인기 상임위 의원 후원금 몰려

후원금은 역시 인기 상임위 소속 의원들에게 많이 몰렸다.

건교위 문광위 등에 대한 기부가 두드러졌다.

건교위 소속의 강창일 민주당 의원은 라온건설 회장으로부터 500만원,홍재형 의원은 직업란에 건설회사 대표라고 적은 2명으로부터 600만원을 수령했다.

김재경 한나라당 의원은 3개 건설회사와 건축사무소 등으로부터 1350만원을 후원받았다.

문광위 소속 의원들은 케이블TV 업계와 갤러리 등으로부터의 후원이 많았다.

유창재/노경목 기자 yoocool@hankyung.com

----------------------------------------------------------

[용어풀이] 오세훈 법

2004년 17대 총선을 앞두고 불출마를 선언한 오세훈 당시 한나라당 의원이 개정을 주도한 공직선거법,정치자금에 관한 법,정당법 등 3법을 가리킨다.

후원회 등 집회를 통한 후원금 모금 금지,기업 이익단체 등 법인명의의 후원금 수수 금지 등을 골자로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