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량'이냐 '바이오 연료'냐.

곡물값이 천정부지로 치솟아 식량 위기에 대한 우려가 고조되면서 곡물을 원료로 하는 바이오 연료에 대한 논쟁이 달아오르고 있다.

일각에선 바이오 연료가 곡물값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며 바이오 연료 생산 지원 등을 재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반면 바이오 연료를 옹호하는 입장에선 곡물값 상승에 바이오 연료가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며 대체 연료로서 바이오 연료 생산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다.

27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국제에너지기구(IEA)는 "바이오 연료가 곡물값 상승에 영향을 줄 수 있지만 현재와 미래의 에너지 수요를 충족시키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윌리엄 램지 IEA 사무차장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공급을 늘리지 않는 상황에서 바이오 연료 없이 어디서 대체 연료를 구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도 바이오 연료 생산이 곡물값 인상에 미치는 영향은 10% 정도 수준에 불과하며 오히려 고유가가 생산 비용을 높여 곡물 가격을 끌어올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 곡물값 상승은 바이오 연료와 무관한 곡물에서도 전방위로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 바이오 연료인 에탄올의 주 원료 옥수수는 지난해 이후 56% 올랐다.

하지만 바이오 연료와 무관한 인도의 렌틸스(일명 렌즈콩)는 1년 전에 비해 값이 두 배 이상 치솟았다.

반면 바이오 연료가 곡물값 폭등의 '주범'은 아니더라도 당장 식량 공급이 빠듯한 상황에서 이를 악화시킬 수 있는 바이오 연료 생산에 대한 부정적인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바이오 연료 이슈는 오는 7월 일본에서 열리는 G8(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 의제로도 채택됐지만 각국 입장이 달라 합의된 의견을 도출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G8 중 영국과 일본은 바이오 연료 생산에 부정적이지만 독일과 미국 등은 긍정적 입장이다.

한편 지난 주말 미 달러화 가치가 달러당 104엔대로 올라섬에 따라 국제 곡물가는 소폭 하락했다.

달러화 반등은 오는 30일 미 금리회의에서 금리가 0.25%포인트 낮아진 후 인하 행진을 멈출 것이란 기대에서 비롯됐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