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16일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을 수행한 지식경제부 권태균 무역투자실장은 뉴욕에서 미국 뉴욕장로교병원(NYP)의 잭 로 최고경영자(CEO)를 만났다.

NYP가 2005년 11월 인천경제자유구역 내의 첫 외국병원인 '송도국제병원'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후 지금까지 최종 건립계획서조차 제출하지 않고 있는 현실을 다그치기 위해서였다.

그동안 NYP는 마감을 두 차례나 연장하면서 지난해 4월에야 가까스로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다.

하지만 아직도 투자자를 구하지 못했다며 다음 달까지 수정 사업계획서를 내겠다고 정부에 요청한 상황이다.

NYP가 끝내 2억달러를 유치하지 못하면 송도국제병원 사업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

외국병원 국내유치 프로젝트는 참여정부 시절 의욕을 갖고 시작한 사업이다.

하지만 3년이 지난 지금까지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그 이유를 대자면 끝이 없다.

무엇보다 외국 투자자들은 한국인들이 치료비가 많이 드는 외국병원을 찾을지 확신하지 못한다.

고가 의료비를 감당할 만한 내국인 환자 수요층이 중국보다 절대적으로 적다고 보고 있다.

여기에다 정부의 소극적 대응으로 관련법 개정이 지지부진하다.

외국인의 투자의욕이 꺾일 수 밖에 없다.

경제자유구역 내에서 내국인 대상의 영리진료를 허용한 개정안이 2004년 말 국회를 통과한 후 외국병원의 설립기준을 명시한 시행령이 국무회의에서 의결되는 데만 3년을 허비했다.

뿐만 아니라 해외 의사면허의 국내 인증,해외 의료시스템의 사전규제 없는 국내 적용,해외환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 허용 등 향후 입법을 통해 보장해야 할 과제들도 산적해 있다.

의료산업을 수출상품화하겠다는 정부가 송도국제병원 유치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계도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선진의료기관과 질적경쟁을 하기보다는 교포환자 유치나 중국 동남아인을 대상으로 한 성형ㆍ치과치료에 안주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정부와 민간이 아시아 의료허브를 꿈꾸기 위해 할 일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다시 한번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정종호 과학벤처중기부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