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가 세계 최대의 크루즈선 건조사인 아커야즈의 경영권 행사에 한걸음 다가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STX가 아커야즈 지분 39.2%를 인수해 최대주주가 된 데 대해 반독점 심층조사를 벌여온 EU(유럽연합) 집행위원회는 STX의 지분 인수를 최종 승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그동안 아커야즈 인수에 대한 언급을 자제해온 STX측도 아커야즈 운영 방향 등을 밝히는 등 EU집행위의 승인을 얻기 위해 발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강덕수 STX그룹 회장이 최근 노르웨이 상공부 장관을 면담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되고 있다.

강 회장은 면담에서 "STX는 우호적 주주로서 아커야즈의 현 사업구조를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크루즈선 건조 장소를 아시아로 옮기는 방안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노르웨이 현지 신문이 보도했다.

강 회장은 또 "아커야즈의 전략적 동반자로서 STX조선이 보유한 세계적 선박건조 생산성을 바탕으로 아커야즈 조선소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해 나갈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커야즈의 2대주주인 하브야드가 주장해온 '이사회 개편안'이 지난 1일 열린 아커야즈 임시 주주총회에서 무산된 것도 경영권 획득의 호재로 분석된다.

STX는 임시 주총에서 EU집행위가 부여한 임시의결권을 바탕으로 이사회 조직과 구성을 바꾸려는 하브야드의 계획을 저지했다.

업계 관계자는 "EU집행위가 다음달 중순까지 승인 여부를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며 "다음달 21일에는 아커야즈의 정기 주총이 예정돼 있는 만큼 STX의 경영권 획득 여부도 윤곽을 드러낼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