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한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4월 임시국회에서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27일 경기도 과천 중앙공무원교육원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국무위원 재정전략회의를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정부는 내수 진작을 위해 4조8655억원의 추경예산을 편성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한나라당이 강력 반대하면서 당.정 간 마찰을 빚어왔다.

이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추경 편성을 위한 국가재정법 개정을 이번 임시국회에서 추진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 대신 2조원가량의 가용 자원을 집행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가용 자원 2조원은 올해 예산 절감분 2조5000억원 가운데 다른 사업으로 전용하기 어려운 자금을 제외한 예산을 말한다.

이와 관련,이 대통령은 재정전략회의에서 "예산을 늘려서 일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있는 예산을 매우 효과적으로 잘 쓸 수 있는 그러한 방식들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각 부처는 나름대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제한된 재원을 갖고 우선 순위를 결정하는 것이 매우 쉽지 않은데,각 부처 장관은 장관 이전에 국가 살림을 사는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세가 매우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추경 편성 반대' 쪽으로 가닥을 잡는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무리한 재정 운영으로 성장해도 그게 국가발전에 도움되는 것은 아니다"며 "목표 수치의 성장잠재력을 만들 수 있는 노력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러면 2,3년 후 그 성장잠재력을 갖고 탄탄한 기초 위에서 목표 수치를 달성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한구 한나라당 정책위 의장은 "지난 26일 당.정 협의에서 감세와 규제 완화를 핵심적으로 주장했는데,정부 측은 감세는 안 하려고 하고 지출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며 "그런 부분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정부 측에 경고했었다"고 전했다.

홍영식/이준혁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