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2개 공공기관 경영성적 낙제점] 지난해 빚 23조 급증했는데 인력은 1만명 늘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기관장 연봉 4억이상 5곳서 10곳으로
302개 공공기관이 경영정보통합공시시스템(www.alio.go.kr)에 공개한 16개 항목의 경영정보를 분석해 보면 이들 기관이 얼마나 방만하게 운영하고 있는지를 여실히 알 수 있다.
공공기관들은 지난해 인력을 1만명 가까이 늘렸고,기관장과 임직원의 임금을 인상했다.
공공기관의 전체 부채가 1년 만에 무려 23조원이나 늘어난 것도 방만경영의 산물로 볼 수 있다.
전체 공공기관 가운데 24개 공기업과 3개 국책은행,그리고 17개 금융공공기관들이 인력 증가와 기관장 및 임직원 연봉 인상을 주도했다.
특히 직원채용 비리와 향응접대 등으로 감사원에 적발된 증권예탁결제원과 산은캐피탈은 그 와중에도 직원 임금과 기관장 연봉을 지나치게 올려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공공기업 경영실적을 토대로 현재 진행 중인 공공기관 경영평가 결과가 나오는 대로 민영화 및 매각 계획을 확정,공공부문 개혁을 추진할 방침이다.
◆24개 공기업이 인력 증가 주도
지난해 말 기준 302개 공공기관의 전체 임직원 수는 25만9000명으로 2006년에 비해 3.9%(9771명) 증가했다.
2003년 19만3000명이던 공공기관 임직원 수는 참여정부 5년간 연평균 7.7% 증가율을 기록하며 6만6000여명 증가했다.
공공기관 임직원 수의 증가는 24개 공기업이 주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전력공사 인천공항공사 등 6개 시장형 공기업(자산규모 2조원 이상,총수입액 중 자체수입액 85% 이상)과 한국관광공사 한국토지공사 한국마사회 등 18개 준시장형 공기업의 임직원 수는 2003년 말 4만9000명에서 작년 말 8만8000명으로 무려 80%가량 급증했다.
공공기관 임직원 수가 해마다 증가함에 따라 경제활동인구 및 전체 취업자 수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03년 각각 0.84%,0.87%에서 1.08%와 1.11%로 높아졌다.
배국환 재정부 2차관은 "공공기관 취업자 수가 과도하게 늘면 민간부문을 위축시킬 수 있다"면서 "공공기관은 꼭 해야 할 일만 하고,나머지는 매각이나 민영화 등을 통해 효율성을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혁신ㆍ행복도시 관련 부채 늘어
공공기관 빚은 같은 기간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2003년 245조원이었던 공공기관 부채규모는 2004년 한 때 줄어들기도 했지만 이후 지속적인 증가세를 보였다.
지난해엔 276조원으로 2006년에 비해 9.1%(23조원) 급증했다.
공공기관의 부채 증가 현황을 기관 유형별로 보면 24개 공기업의 부채가 2006년 119조원에서 2007년 138조3000억원으로 16.3% 증가했다.
기타 공공기관의 부채도 같은 기간 60조9000억원에서 64조6000억원으로 6% 늘었다.
준정부기관의 부채는 73조4000억원으로 전년과 같았다.
이에 대해 재정부 관계자는 "주택공사 토지공사 도로공사 등 건설부문 공기업의 부채 증가 규모가 17조4000억원으로 전체 부채 증가액의 75%에 달했다"며 "통상 건설부문에서는 공사가 진행 중일 때는 채권 발행이나 토지 매각선수금 등으로 부채가 늘지만 완공되면 다시 자산으로 잡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반면 전체 공공기관들의 실적은 5년간 크게 악화됐다.
당기순이익은 참여정부 첫해인 2003년 31조1000억원에서 지난해 17조4000억원으로 급감했다.
◆4억원 이상 연봉 금융공기업 싹쓸이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과 17개 금융공공기관이 기관장은 물론 감사 이사 직원의 평균 연봉 수준에서 상위권을 휩쓸었다.
특히 4억원 이상 고액연봉을 받은 공공기관장은 지난해 5개에서 10개로 두 배 늘었으며 모두 금융 공공기관장이었다.
산업은행 수출입은행 기업은행 등 3개 국책은행장의 경우 고액연봉에 대한 지속적인 비판 여론을 의식해서인지 지난해 평균 19% 감소했으나 여전히 1~3위를 차지했다.
류시훈 기자 bad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