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창립 40주년을 맞은 포스코는 '100년 영속 기업'을 꿈꾼다.
'장수'의 원동력은 투자다.
적극적인 투자를 통해 신성장 동력이 확보돼야만 꿈이 이뤄질 수 있다는 판단이다.
올 초 열린 'CEO 포럼'에서도 이런 의지는 확연히 드러났다.
올해 투자비를 작년(3조8000억원)보다 76% 늘린 6조7000억원으로 잡았다.
투자의 방향은 '해외 제철소 건설'과 '기업 인수.합병(M&A)' 두 갈래다.
성공 신화의 무대를 해외로 옮기는 첫 작업은 인도에서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인도 동북부 오리사주에 연간 생산량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인도 일관제철소는 올해 안에 첫 삽을 뜨기 위해 노력 중이다.
하지만 서두르지는 않는다는 방침이다.
현재 오리사주 내 제철소와 전용 항만 건설을 위한 환경 인허가 절차를 완료했으며 국유지 삼림지역의 용도 변경 승인과 관련한 법적 절차를 밟고 있다.
일부 현지 주민들의 반발 등 걸림돌이 남아 있으나 목표한 일정을 맞추는 데는 큰 무리가 없을 것으로 포스코는 자신하고 있다.
포스코는 인도 제철소에 최첨단 기술인 파이넥스 공법을 적용,1단계로 철강제품 중간재인 '슬래브' 150만t,열연제품 250만t 등 연간 총 400만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런 다음 단계적으로 생산용량을 늘려 최종 1200만t 규모의 대형 제철소를 만든다는 청사진을 갖고 있다.
인도 제철소가 계획대로 완공될 경우 포스코는 전 세계에 걸쳐 5000만t 이상의 조강 생산 능력을 갖추게 된다.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인도 일관제철소 건설은 세계 철강 역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형 투자 프로젝트"라며 "인도 벵골만에서도 영일만과 광양만에서 이룬 신화를 반드시 재연하겠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 여부도 올 상반기 안에 매듭지을 방침이다.
지난해부터 사업 타당성을 검토해 온 포스코는 베트남 제철소 건설 계획이 확정될 경우 인도에 버금가는 대규모 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포스코는 2006년11월 베트남 정부의 공식 요청을 받고 베트남 일관제철소 건설 사업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작년 5월에는 베트남 국영 조선회사인 비나신그룹과 사업 타당성 검토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국내외 M&A에도 적극적으로 뛰어들 채비를 갖췄다.
포스코의 사내유보금은 20조원을 웃돈다.
여기에 매년 4조원 안팎의 영업이익이 보태진다.
한번 돈 보따리를 풀기 시작하면 M&A시장에 미치는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포스코는 그동안 한우물을 파는 데만 주력했다.
철강업계의 신기원을 이룬 '파이넥스 공법'도 이런 '고집'에서 탄생했다.
그러나 2006년 6월 세계 철강업계 1위인 인도 미탈스틸이 2위인 프랑스 아르셀로를 집어 삼키면서 상황이 급변했다.
아르셀로미탈의 조강생산량은 연간 1억2000만t.3위권인 포스코(3300만t)를 멀찌감치 제치고 달아나 버렸다.
몸집을 불리지 않고는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이 조성됐다.
이 회장이 최근 들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고 국내외 경영전략상 필요하다면 언제든 M&A를 할 수 있다"는 발언을 반복하는 것 역시 이런 위기감의 반영이다.
현재 매물로 나와 있는 국내 기업 중에선 대우조선해양에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있다.
시장에서도 포스코를 인수 후보 1순위그룹에 올려 놓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을 인수할 경우 안정적인 후판(조선용 두꺼운 철판) 수요처를 확보하게 되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된다.
해외 M&A에도 소매를 걷어붙일 전망이다.
작년 말 말레이시아 전기도금강판 생산업체인 MEGS의 지분 60%를 인수한 것은 이런 해외 기업 M&A 전략의 신호탄이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