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에 대해 국내 증권사들이 목표가를 잇따라 낮췄다.

대신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28일 1분기 실적 부진을 이유로 KT의 목표가를 각각 종전 6만7000원에서 5만8000원, 6만2000원에서 5만5000원으로 내려 잡았다.

동양종금증권도 올해 펀더멘털에 대한 기대를 낮춰야 할 것이라며 목표가를 5만4000원에서 5만2000원으로 하향 조정했다.

KT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330억4300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7.1% 감소했다고 지난 25일 공시했다. 매출액은 2조9670억원으로 0.2% 소폭 감소했고, 당기순이익은 1540억7500만원으로 60.2% 줄었다.

증권사들은 KT가 1분기 매출 정체와 마케팅 비용 증가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다고 진단했다.

한국투자증권은 "KT의 1분기 매출액이 전화 가입자 감소와 이동전화로의 통화 대체에 따른 전화 및 LM(유선에서 무선으로 거는 전화) 매출 감소, 초고속 인터넷 가입자당 매출액 감소로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다"고 분석했다.

KT의 부진한 실적과 마케팅 비용 등을 감안하면 회사 측이 제시한 올해 목표치 달성도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삼성증권은 "KT 경영진이 실적발표를 통해 올해 가이던스인 매출 12조원, 영업이익 1조5000억원, 법인세 이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3조6000억원를 달성하겠다고 재확인했으나, 어닝쇼크 수준인 1분기 실적과 향후 초고속인터넷, IPTV 가입자 유치를 위한 마케팅비 지출을 감안할 때 쉽지 않은 목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KT의 영업이익은 비용지출의 계절적 요인 때문에 1분기를 정점으로 하락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과거 3년간 평균 1분기 영업이익은 연간치의 37.3%를 차지했다"고 지적했다.

동양종금증권도 "KT는 목표 달성을 위해 강력한 비용 통제를 약속했으나 마케팅 비용을 줄이는 것 외에는 대안이 없어 보인다"며 "이 경우 올해 최대 과제인 성장성을 포기해야 하는 딜레마에 빠질 수 있다"고 말했다.

KTF에 대한 평가도 좋지 않다. 동양종금증권은 "KTF의 1분기 영업이익이 전 분기 대비 29.6% 감소했고 영업이익률은 6.3%를 기록했다"며 "이는 마케팅 비용 과다 지출로 컨센서스에 못 미친 이익 창출"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회사가 성장 궤도에 오른 2001년 이후 가장 저조한 수익성"이라며 "수익성은 1분기를 저점으로 점차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나 올해 안에 의미 있는 수준의 실적 개선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증권도 KTF의 1분기 실적에 대해 "마케팅 비용 증가에도 불구하고 점유율 하락세가 지속됐다"며 "영업이익 감소는 3G 가입자 모집에 소요된 마케팅 비용, 국제로밍 증가에 따른 매출원가 증가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KT와 KTF의 주가가 실적보다는 향후 합병 기대감에 따라 움직일 것이란 의견을 내놨다.

한화증권은 "저조한 실적이 역설적으로 KT와 KTF의 합병 가능성을 높이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라며 "합병을 통해 유무선 통합 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실적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전망이다.

현대증권도 KT에 대해 "주가 과매도 수준이며, 경영체제 개편은 주가상승 요인"이라며 "실적 대비 탄력성이 미미하지만 경영체제 개편에 따른 주가 재평가 기대가 상존한다"고 밝혔다.

한편 28일 오전 11시 50분 현재 KT는 전 거래일 대비 2.43%(1150원) 내린 4만6250원에 거래되고 있고, KTF는 0.9%(250원) 하락한 2만7550원을 기록 중이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