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에 '러시아 핫머니' 경계령이 내려졌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가 28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국제 금융시장에서 6~7곳의 러시아 은행들이 단기로 외환자금을 운용하며 '큰손'으로 부상했다고 지적했다.

가스와 원유 가격 급등으로 달러 유입이 크게 늘어나면서 나타난 현상이다.

사우스차이나 모닝포스트는 지난 19일 이후 영국 파운드화가 2000년 이래 가장 큰 폭인 4% 절상된 배후에는 러시아의 '핫머니 마피아'가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국영 러시아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러시아 은행들의 초단기 외환 거래 규모는 1030억달러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54% 증가했다.

특히 외환파생상품 거래는 두 배 이상 늘어난 40억달러에 달했다.

러시아 OTP은행 관계자는 "하루에 10억달러 규모 이상의 원유와 가스를 거래하는 수출업자와 은행이 협력 관계를 맺고 단기로 자금을 운용하는 사례가 많다"고 설명했다.

수출업자들이 돈을 맡기면 은행들이 단기로 운용해 이익을 분배한다는 얘기다.

또 외환 업무에 특화된 은행들이 자체적으로 초단기 외환 투자에 나서는 경우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루 10억달러 이상의 자금을 거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5대 은행 중 하나인 메탈인베스트은행의 세르게이 로만처크 외환국장은 "러시아 은행들의 단기 외환자금 운용 노하우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운용 규모도 빠른 속도로 커지고 있다"며 "최근에는 엔화와 연동해 하루에 5억달러 정도의 자금이 거래되기도 했다"고 말했다.

특히 원유와 가스 가격 급등으로 보유 달러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 러시아 '핫머니 마피아'의 영향력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러시아는 지난 25일 현재 5190억달러의 금과 외환보유액을 갖고 있으며 이는 세계에서 세 번째로 많은 규모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