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소연씨 "귀환때 높은 중력 가장 힘들었다"

이소연씨, ISS 화장실서 실수 안하려 스트레스

"과학임무 마친 나는 우주인" 관광객 논란 반박

"우주인이 되고자 한다면 건강과 꿈을 갖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한국 첫 우주인 이소연씨는 28일 귀국한 뒤 인천국제공항 CS아카데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미래의 우주인들은 몸을 건강히 해야 한다.

몸이 건강하면 어떤 꿈이라도 이룰 수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이씨는 아직 통증이 가시지 않는 듯 거동이 불편해 보였으나 밝은 표정으로 기자회견에 임했다.

그는 "우주에서 임무를 수행하는 동안 많은 분들이 응원해 주신 데 감사드리고 이제부터 갚아나가겠다"며 "연구자로서 우리나라 우주 개발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우주 관광객 논란에 대해 이씨는 "미국 러시아 중국만이 자국 우주선으로 우주인을 보내는데 이 같은 논리로 하면 유럽이나 일본 우주인 모두가 관광객이 된다"며 "우리 정부에서 나를 우주로 보냈고 과학임무를 마치고 왔기 때문에 (나는) 투어리스트(tourist)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씨는 또 "12년 전에는 이보다 더 위험한 착륙도 정상으로 간주했다" 며 이번 귀환의 안전성에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이씨를 태운 소유스 우주선은 예정 장소에서 420㎞ 서쪽에 떨어졌으며 대기권에 진입하면서 비행 자세가 상하로 뒤집혀 마찰열에 타버릴 위험에 노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더구나 계획보다 가파른 각도로 땅에 떨어지면서 이씨 등이 받은 충격도 작지 않았다.

이씨는 지구 귀환 시 예상보다 높은 중력을 받았던 것이 육체적으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라고 밝혔다.

정신적으로는 국제우주정거장(ISS) 화장실에서 실수하지 않으려고 신경썼던 부분을 꼽았다.

그는 "내가 화장실에서 실수하면 다른 우주인들이 이를 처리하러 화장실에 들어와야만 한다"며 "가가린우주센터에서 훈련받을 때 이 같은 얘기를 들었기 때문에 화장실에서 10~15분 동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고 회상했다.

이씨와 함께 기자회견에 나선 예비우주인 고산씨는 "무사히 우주인을 배출해서 기쁘며 처음 유인우주사업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지금까지 배워온 것을 다음 우주인에게 전달하고 항우연에서 계획하고 있는 달 탐사 등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