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원 및 이전 공사가 한창인 광화문은 임진왜란 때 소실된 후 270여년간 중건되지 못하다 1864년 흥선대원군의 경복궁 재건으로 옛 모습을 되찾았다.

임란 때 함께 소실된 경회루도 마찬가지다.

이 때문에 18세기 중반에 만들어진 현존 최대의 서울 지도인 '도성대지도(都城大地圖)'에는 경복궁에 광화문이 없고,경회루는 기둥만 남은 모습으로 그려져 있다.

서울역사박물관에서 29일부터 6월29일까지 열리는 기획전 '서울이 아름답다'는 이 같은 서울의 옛 모습과 풍경,서울 사람들의 삶과 생활유물,정신세계 등을 다양하게 볼 수 있는 자리다.

서울특별시박물관협의회 소속 35개 박물관·미술관들이 소장한 서울 관련 자료 400여점을 5개의 주제로 구성했다.

전시실에 들어서면 먼저 서울의 진경산수화와 옛 지도,사진,풍경화 등을 만나게 된다.

겸재 정선의 '인왕산 청풍계도'와 '사직노송도',1950년대 서울 풍경을 그린 박상옥의 '서울의 아침'과 정하경의 '성북동' 등 풍경화,사진 작가 홍순태의 거리 풍경 사진 등을 볼 수 있다.

이어 '왕의 땅,서울' 코너에서는 12폭 병풍으로 그린 경기감영도와 고종 황제의 어진과 임금의 도장,왕이 사용한 접의식 의자인 용교의,고종 황제가 쓰던 활,정조가 사용한 옥테 안경 등 다양한 유물이 전시된다.

1920년대 여성들의 초상 사진과 비녀,오색조각보,노리개,몰동이와 물을 담아두던 독 등 서울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보여주는 유물,국보제27호 삼양동 출토 금동보살입상을 비롯해 상여장식용 나무조각상,점통,성주단지 등 신앙 관련 유물도 한 코너를 장식한다.

석유난로와 고무신,다이얼 전화기,빨간색 공중전화,반공포스터가 붙여진 나무전신주 등 근·현대 생활유물들은 아련한 향수를 불러일으킨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