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민관 합동회의…무슨말 오갔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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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기업인들은 올해 예정된 투자 계획을 가능한 한 앞당겨 집행하고 일자리 창출에도 공동 노력키로 했다.
이 대통령은 28일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 활성화 및 고용 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전체 재계 차원의 문제 뿐 아니라 개별 기업의 문제도 해결해 주겠다는 게 새 정부의 목표"라며 허심탄회하게 얘기할 것을 주문했다.
이에 기업인들은 새 정부가 약속한 대로 기업과 관련된 규제를 신속히 완화하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조기 비준을 위해 적극 노력해 줄 것 등을 건의했다.
◆정몽구 현대.기아자동차 회장=FTA를 조속히 타결해 주시기 바란다.
현대차는 친환경 하이브리드카 사업을 2008년 하반기 양산을 목표로 진행 중이고 비메모리 분야 등 역량있는 벤처 업체를 발굴해 지원할 예정이다.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
◆구본무 LG 회장=글로벌 경쟁이 점점 더 치열해지다 보니 기술력 있는 협력업체의 중요성이 새삼 느껴진다.
휴대폰이나 첨단 가전,LCD 등에서 수입품과 장비의 상당부분을 사용하는데 이러한 부분이 국산화된다면 로열티 감소,원가 경쟁력 강화,국가 기반 구축에 도움이 될 것 같다.
경쟁력 있는 협력업체를 육성하기 위해 국책연구기관이 개발한 첨단 기술을 협력업체에 이전하고 이러한 기술이 제품화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지원해 주시기 바란다.
연구·개발,교육 등과 관련된 자금 및 세제 지원 확대도 요청한다.
◆최태원 SK 회장=에너지 가격이 계속 상승하고 있다.
가격 상승에 직접 대응할 방법이 부족하다.
산유국 및 자원 보유국과 함께 비즈니스 모델을 창조해서 이를 통해 벌어들인 돈으로 재투자하는 순환 투자가 필요하다.
단순한 자원 개발보다 그 나라가 필요로 하는 산업이나 인프라를 패키지로 제공하면 그 수익이 우리나라로 유입될 수 있다.
민간만으로는 불가능하고 정부의 외교 비즈니스 역량이 결합돼야 한다.
한국이 IT강국으로 알려져 있는데 4~5년간 국제사회에서 경쟁력이 악화되고 있다.
정보통신 영역 간 융합을 가로막는 규제장벽이 없어져야 한다.
◆이수빈 삼성생명 회장=경제살리기에 애쓰고 있는 때 불미스러운 일이 생겨 죄송스럽다.
경영 공백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세계 경제가 불안하고 경영 여건이 좋지 않지만 삼성그룹에서 과감한 투자와 고용을 추진하도록 하겠다.
대통령이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내세우고 있지만 우리 사회에는 반기업 정서가 너무 강하다.
기업에서도 노력하겠지만 정부에서도 반기업 정서를 해소하는 데 인식을 같이 하고 많이 도와주셨으면 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출자총액제한제도가 폐지된다지만 지주회사에 들어있는 기업들은 상대적으로 출자총액에 대한 제한이 많이 살아있다.
증손회사에 대해서 30%까지는 출자를 허용하는 것으로 돼 있지만 조건부 허용이다.
지주회사로 돼 있는 경우 본인이 지주회사로 가든지 대기업 집단으로 가든지 선택하도록 해 달라.
◆유창무 무역협회 부회장=에너지 절약과 관련해 서머타임제 도입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
OECD 국가 중 일본과 아이슬란드,우리나라만 제외하고 모두 서머타임을 실시하고 있다.
서머타임제가 실시되면 에너지가 0.3% 정도 절약되는 효과가 있다.
◆김준기 동부 회장=한국의 은행들은 기업에 투자하지 않는다.지식기반산업이나 벤처산업,정부가 정한 신성장동력 산업에는 투자보험공사를 정부 주도로 설립했으면 좋겠다.
◆이준용 대림 회장=정부의 입찰제도와 공동도급제 등 정부 계약제도는 근본적인 기술 발전을 저해하는 측면이 있어 개선이 필요하다.
해외 건설산업이 최근 붐을 이루고 있는데 1970,80년대의 방식 그대로다.
◆이 대통령=앞으로 회의를 정기적으로 해 그때그때 논의된 내용을 말씀드리겠다.
1년쯤 지나면 문제가 상당히 해결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가 이렇게 만나는 것은 전체 기업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개별 기업의 문제점도 해결하자는 게 목표다.
규제 개혁과 관련해 법을 개정해야 할 게 50~60% 되지만 나머지는 정부의 시행령이나 지침만 바꾸면 된다.
기업과 관련된 법과 규정은 18대 국회가 들어선 다음 올 연말까지 개정하겠다.
기업들이 의욕적으로 투자하기로 한 데 대해 감사드리고 좀더 빨리 투자가 시작되기를 바란다.
불경기 때니까 기왕에 할 투자라면 좀 당겨서 해주길 바란다.
정리=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