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주 웅촌면 농가서 닭 104마리 폐사..간이검사선 '양성'
'방어선' 설치..확진땐 차량통제.3㎞ 이내 가금류 살처분

전국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AI)가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울산에서도 첫 조류인플루엔자 의심 사례가 발견돼 울산 행정당국과 가축농가에 비상이 걸렸다.

이번 의심 사례는 지난 2003년 조류인플루엔자가 발생해 한때 홍역을 치른 울산시 울주군에서 또다시 나타나 5년전 당시 악몽이 되살아날까 우려하고 있다.

29일 농림수산식품부와 울주군에 따르면 울주군 웅촌면 대복리 박모씨의 가축농가에서 지난 22일부터 7일 동안 닭 104마리가 폐사했다는 신고를 받고 조류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7만여㎡ 규모의 이 농가는 원래 배 농사를 짓고 있었지만 지난 21일 울산시 남구지역의 한 판매상으로부터 닭 120마리를 처음 구입해 키우기 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이들 닭은 구입한 지 하루가 지난 뒤부터 10∼20마리씩 지난 28일까지 모두 104마리가 힘없이 죽어나갔고 해당 농가는 폐사한 닭을 모두 땅에 묻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8일 농가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울주군 축산과와 울산가축위생시험소는 현장에서 살아있던 닭 16마리도 모두 매몰시켰다.

주인 박씨는 "닭이 매일 죽어갔는데 왜 죽었는지는 이유는 알 수 없다"며 "전문조사기관에서 조사하고 있으니 결과를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울주군과 울산가축위생시험소는 현장에서 실시한 간이 검사에서는 양성 반응이 나온 가운데 40여마리의 닭에서 똥과 혈액 등의 가검물을 모두 채취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정밀검사를 의뢰했다.

울산가축위생시험소는 "현장에서 흩어져있던 닭의 분변에 대한 간이검사를 실시한 결과에서는 일단 양성 반응이 나왔다"며 "하지만 검역원의 정밀검사 결과를 통해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감염 여부를 최종 확인해야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울주군은 박씨의 가축농가 안팎에 대한 소독을 하고 농가 주변에 방어선을 쳐 출입도 모두 통제했다.

또 관내 언양읍 어음리와 온양읍 남창리 일원 2곳에서 가금류를 판매하는 재래시장에 대해서도 일단 판매를 중단하도록 했으며, 문제의 농가와 주변 3㎞ 이내에 위치해 닭과 오리 80여마리를 키우는 4개 농가에 대해서도 다른 곳으로 이동할 수 없도록 조치했다.

울주군은 빠르면 29일이나 30일께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는 가운데 고병원성 인플루엔자 감염여부가 판명될 경우 군내 상황실과 현장에 AI대책본부를 각각 설치하고 3㎞ 이내의 농가 가금류를 모두 살처분하기로 했다.

울주군 축산과 관계자는 "AI 확진시에는 3㎞ 경계선에 AI예방 검문소도 설치해 축산물 차량을 소독해서 이동시키고 가검물 차량은 출입을 통제하는 등 AI확산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울주군에서는 지난 2003년 12월27일에도 상북면 산전리 임모씨 농가의 닭 3마리에 대해 채혈 검사를 한 결과, 고병원성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것으로 밝혀져 홍역을 치뤘다.

닭 3천600마리와 오리 11마리를 사육하던 이 농장에서는 조류독감으로 닭 3천44마리와 오리 5마리가 폐사했고 사육중인 나머지 닭과 오리도 모두 살처분됐었다.

(울산연합뉴스) 장영은 기자 young@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