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M&A '재시동' 걸리나
글로벌 신용위기가 해빙 국면에 접어들면서 인수ㆍ합병(M&A) 시장이 다시 달아오를 조짐이다.

워런 버핏의 리글리 인수,델타와 노스웨스트항공의 합병,커크 커코리언의 포드 지분 매입 등 대형 M&A 소식들이 잇따르고 있다.

29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에 따르면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 이후 얼어붙었던 M&A 시장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서브프라임 사태로 주가가 하락,저평가된 '알짜 매물'을 골라 살 수 있는 기회라는 판단이 주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가장 활발한 행보를 보이는 인물은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버핏이 미국 최대 신용카드사인 아메리칸익스프레스를 인수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보도했다.

글로벌 M&A '재시동' 걸리나
버핏이 초콜릿업체 마스와 손잡고 세계적인 껌 회사 리글리를 인수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지 불과 하루 만의 일이다.

버핏의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인수설은 전날 열린 이 회사 주주총회에서 회사 매각에 필요한 주주 동의 비율을 전체 지분의 3분의 2에서 50%로 낮추면서 불거졌다.

이는 아메리칸익스프레스가 궁극적으로 피인수를 염두에 둔 포석으로 해석되며,이 회사의 지분 13%를 가진 최대주주인 벅셔해서웨이가 인수 후보 1순위로 떠올랐다.

버핏은 또 유럽 기업들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5월 셋째주 이탈리아 스페인 독일 스위스 등지를 돌며 인수 기업을 물색하는 'M&A 투어'에 나설 예정이다.

억만장자 기업사냥꾼으로 유명한 커코리언도 포드자동차 사냥에 나섰다.

그의 투자사인 트라신다는 포드의 지분 4.7%에 해당하는 주식 1억주를 매입했으며 2000만주를 공개시장에서 추가 매입할 계획이다.

업계에선 커코리언이 '단순 투자'를 내세웠지만 포드 경영권을 노리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항공업계에도 M&A 바람이 거세다.

델타와 노스웨스트의 합병으로 세계 최대 항공사가 탄생한 데 이어 유나이티드항공과 US에어웨이즈가 M&A 협상을 추진하고 나섰다.

광산업계도 M&A 전쟁에 휩싸였다.

세계 2위 광산업체인 리오틴토를 둘러싸고 세계 1위인 BHP빌리턴과 국영기업 중국알루미늄 간 줄다리기가 이어지고 있다.

BHP빌리턴은 리오틴토에 1490억달러에 달하는 인수안을 제시했으나 거절당하자 적대적 M&A를 선언했다.

이에 위협을 느낀 중국알루미늄은 미국 알코아와 공동으로 리오틴토 인수를 추진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구글에 비해 뒤지는 온라인 검색광고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 야후 인수를 추진 중이다.

MS는 지난 26일 야후 이사회에 제시한 우호적 인수 협상 시한이 만료됨에 따라 적대적 M&A를 추진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딜로직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세계 M&A 시장 규모는 6520억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줄어들며 2004년 이후 최저를 기록했다.

하지만 최근 신용위기가 완화되면서 M&A가 다시 부상하고 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