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 4 고도화설비 하반기 착공 … 재계 청와대 회동 이후 첫 결정

SK에너지가 인천 콤플렉스에 총 1조5200억원을 투자해 제4 고도화 설비를 건설한다.

원유가격 급등과 단순 정제마진 하락으로 악화된 수익성을 고도화 설비를 통해 이겨내겠다는 전략이다.

SK에너지는 또 SK인천정유 합병에 따른 시너지 효과를 극대하고 글로벌 경영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투자액을 연초 발표한 1조4460억원보다 58.5% 늘어난 2조2915억원으로 결정했다.

SK에너지의 투자 확대는 지난 28일 청와대에서 열린 '투자활성화 및 고용창출을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 재계가 투자를 늘리기로 약속한 이후 나온 첫 결정이어서 주목된다.

SK에너지는 29일 인천 콤플렉스(CLX)에서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이사 9명 전원이 참석한 가운데 정기 이사회를 열고 하루 생산량 4만배럴 규모의 고도화 설비(HCC)를 신설키로 의결했다.

고도화 설비는 원유 정제과정에서 생산된 벙커C유를 값비싼 휘발유와 경유 등으로 다시 정제하는 설비다.

값싼 중질유를 부가가치가 높은 경질유로 만들기 때문에 이른바 '지상 유전'으로도 불린다.

SK에너지는 올 하반기 제4 고도화 설비 착공에 들어가 2011년 3월께 기계설비를 마치고 6월부터 상업 생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에 건설을 결정한 고도화 설비가 완공되면 SK에너지의 고도화 설비 처리능력은 하루 20만2000배럴 수준으로 확대된다.

고도화 비율은 14.5%에서 17.6%로 증가한다.

현재 SK에너지는 울산 콤플렉스 내에 4만5000배럴 및 5만7000배럴 규모의 고도화 설비를 가동 중이며 현재 6만배럴 규모의 제3 고도화 설비에 대해 최근 기계적 준공을 마쳤다.

회사 관계자는 "인천 지역에도 생산기지를 확보함에 따라 아시아 시장에 고부가가치 석유화학 제품 수출을 대폭 확대할 수 있게 됐다"며 "이번 투자로 생산 효율성과 수익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3500여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도 얻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SK에너지의 이번 추가 고도화 설비 증설로 국내 정유업계에 고도화 설비 증설 경쟁이 다시 본격화할 것"이라며 "현재 국내 정유업계에서 고도화 비율이 가장 높은 에쓰오일(25.5%) 이외의 GS칼텍스,현대오일뱅크 등의 정유사도 고도화 설비 증설을 앞당길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태원 회장은 조순 사외이사 등 SK에너지 사내.외 이사들과 이날 이사회를 마친후 인천 콤플렉스 현장을 둘러보고 향후 투자계획 및 공장 운영 효율화 방안 등을 보고받는 현장경영을 펼쳤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