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의 답은 시민 속에 있습니다."
최근 이화여대 파주캠퍼스 사업 승인을 6시간 만에 파격적으로 내줘 공공기관의 '혁신 전도사'로 떠오른 유화선 파주시장(60)은 29일 법무부 강연에서 이렇게 결론을 내렸다.
유 시장은 이날 과천 정부종합청사 1동 대강당에서 '왜 시민주의 행정인가?'라는 주제로 약 1시간 동안 법무부 직원을 대상으로 강연했다.
법무부는 유 시장의 혁신 행정과 규제개혁 사례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유 시장을 특별 초청했으며 김경한 법무부 장관을 비롯해 직원 300여명이 참석했다.
유 시장은 강연 첫머리에서 "변화는 상시적이고 이에 둔감한 조직은 죽을 수밖에 없다.
거창한 목표를 세울 것이 아니라 바로 현재부터 바꿔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 시장은 혁신과제의 역점시책으로 △시민이 가려워하는 곳을 긁어주는 목민(牧民)사고 △시민이 꺼리고 싫어하는 것을 좋아하게 하는 설득 시스템 △지출 증가 억제를 통한 생산성 향상 등 세 가지를 꼽았다.
유 시장은 "공무원은 절대 뇌물을 안 받고 법과 규정을 제대로 지키는 것만으로 충분하지 않다"며 "늑장 행정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어 "보이지 않는 규제란 다른 것이 아니라 애먹이고,진을 빼고,질질 끄는 것 바로 그 자체"라고 역설했다.
그는 시장 결재가 필요한 안건을 170여종에서 36종으로 줄이고 불필요한 서류 보고체계를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대체한 파주시의 혁신 행정 사례를 들었다.
시간은 곧 돈과 생산성이기 때문에 시간을 무조건 아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기초질서 확립을 위해 가벼운 범죄라도 엄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내놨다.
유 시장은 "선진국의 이면에는 사실 우둔할 정도의 준법정신을 가진 국민들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쓰레기 담배꽁초 투기 등 가벼운 범죄라도 용납해서는 안 된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을 실제 행정에 적용하고 있는 사례를 들었다.
파주시는 민통선 주변에 음식물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이들을 적발하기 위해 단속인원을 잠복시키는가 하면 공휴일도 없는 불법 주차 단속을 벌이고 있다.
또 담배꽁초 무단 투기자에게는 과태료 부과는 물론 청소봉사 명령까지 내리고 있다.
그는 "초기에는 시민들의 불만이 많았지만 지금은 오히려 파주시의 이 같은 정책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클로징 10'으로 대변되는 비용절감 시스템도 소개했다.
이는 동절기 공사를 막기 위해 한 해 발주한 관급공사를 무조건 10월 안에 끝내야 한다는 파주시만의 원칙이다.
예산을 조기 집행하면서 지역경제가 오히려 살아났고 비용절감 효과도 있었다는 설명이다.
유 시장은 "혁신은 변화이자 희열이고,경쟁을 유발하고,경쟁은 서로를 혁신시킨다는 점에서 아름답고 좋은 것"이라며 "파주시를 벤치마킹하려는 지자체를 보면서 희열과 자부심을 느끼고 한편으로 끊임없이 채찍질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글=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