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에 대한 국내 증권사들의 호평이 고점을 찍는 분위기로 반전되면서 향후 주가향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연초 일부 외국계 증권사들의 부정적 업황전망과 목표가 하향조정 움직임은 있었지만 국내 증권사까지 동참한 것은 최근들어 처음이기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29일 현대중공업에 대해 하반기에는 영업이익률 개선이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며 목표가를 60만7000원에서 52만5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업황이나 수주모멘텀은 양호하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률 상승폭이 낮아질 우려가 있다는 분석이다.

김승회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조선시장 자체에 대한 상승 분위기가 가라앉고 있는 상황이고, 철강가격 상승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점이 우려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증권도 여기에 가세했다.

대신증권은 이날 현대중공업에 대해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웃돌았지만 3분기에는 후판가격 인상분이 반영돼 실적감소가 예상된다며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44만4000원을 유지했다.

전재천 대신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매출로 인식되는 선박 가격이 평균 6.5% 상승하면서 영업이익이 기대치를 상회했다"면서 "조선부문은 인상된 선가로 후판가 인상 등의 원가상승분을 상쇄하고도 3819억원의 영업이익이라는 호실적을 거뒀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인상된 후판가가 모두 반영되는 3분기는 1분기보다 실적이 후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 애널리스트는 "1분기 실적에는 지난해 10월 단행된 포스코와 중국 후판가 인상분이 반영됐고, 2분기에는 동국제강 인상분이 반영될 예정"이라며 "따라서 3분기에 포스크와 동국제강 추가 인상분, 일본제철소 인상분 등이 원가에 모두 반영될 경우 1분기 실적대비 낮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외국계 증권사 중에서는 최근 UBS증권이 목표가를 대폭 낮춘 바 있다.

UBS증권은 지난 24일 보고서를 통해 "불확실한 경제 전망과 기록적인 수주 잔량으로 인해 글로벌 조선업체들의 수주가 앞으로 2년 간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현대중공업의 경우 실적 성장률이 한국의 주요 조선업체들 중에서 가장 저조하다며 목표주가를 기존 72만원에서 40만원으로 대폭 하향 조정하고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중립'으로 내렸다.

연초부터 조선주를 둘러싼 외국계 증권사와 국내 증권사의 의견 대립이 치열하게 전개된 가운데 일부 국내 증권사까지 조선주 대표주인 현대중공업의 하반기 실적에 대해 우려를 나타내기 시작해 향후 주가에 미칠 영향 등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