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무대인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더욱 돋보인 산소 탱크'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거 박지성(27.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이 마침내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꿈을 이뤘다.

맨유가 30일(한국시간) 홈 구장인 영국 맨체스터 올드트래퍼드에서 열린 FC 바르셀로나(스페인)와 2007-2008 UEFA 챔피언스리그 준결승 2차전에서 1-0 승리를 거두면서 결승행 티켓을 따냈기 때문이다.

거스 히딩크 전 대표팀 감독을 따라 PSV 에인트호벤에 입단한 2003-2004시즌부터 다섯 시즌 연속 챔피언스리그 무대에 섰던 박지성이 4년 만에 이룬 쾌거다.

박지성은 이날 승리로 올해 선발 출장한 12경기에서 소속팀이 11승1무의 경이적인 승률을 기록하면서 `박지성 선발 출장=맨유 승리' 공식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100% 승리자' 명성을 이어갔다.

지난 시즌까지 포함하면 무려 25경기 연속 무패(23승2무) 행진이다.

박지성의 진가는 `별들의 잔치'인 챔피언스리그 무대에서 더욱 빛났다.

이날 선발 출격으로 박지성은 AS로마(이탈리아)와 8강 1차전부터 4경기 연속 풀타임 출장 기록을 세웠다.

큰 무대에서 공격과 수비를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비며 팀에 활기를 불어넣는 능력을 알렉스 퍼거슨 맨유 감독으로부터 인정받았기 때문이다.

박지성은 맨유의 정규리그 우승에 사실상 결승이나 다름 없던 지난 26일 첼시와 36라운드 대결에서는 출전 선수 명단에 아예 제외됐다.

이틀 전 AS로마와 4강 원정 1차전에서 풀타임으로 뛴 박지성의 체력 안배를 위한 퍼거슨 감독의 배려였던 셈이다.

퍼거슨 감독의 전략은 적중했다.

이날 최전방에 투톱으로 배치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카를로스 테베스의 뒤를 받치는 좌우 미드필더로 루이스 나니와 함께 선발 출격한 박지성은 퍼거슨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박지성은 전반 20분 호날두의 패스를 받은 뒤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지만 골 대를 살짝 벗어나 아쉬움을 남겼다.

이어 전반 40분에도 왼쪽 측면 돌파 후 정확한 크로스로 나니의 위협적인 헤딩 슛을 이끌어내는 등 인상적인 활약으로 영국 스카이스포츠로부터 평점 8을 받았다.

호날두(7점)보다 높은 평가다.

앞선 챔피언스리그 3경기 모두 풀타임을 소화하며 호날두, 테베스, 부상으로 제외된 웨인 루니보다 높은 평점을 받을 정도로 활발한 움직임을 펼쳤던 모습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

맨유는 전반 14분에 터진 폴 스콜스의 결승골을 잘 지켜 1, 2차전 합계 1-0 승리로 `트레블'(정규리그.FA컵.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달성했던 1998-1999시즌 이후 9년 만에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을 확정했다.

박지성이 다음 달 2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치니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첼시-리버풀 승자와 대망의 결승에나갈 수 있게 된 것이다.

결승에서 뛴다면 꿈의 무대에 서는 `1호 아시아 선수' 영예까지 얻는다.

정규리그 10경기를 채워 우승 메달을 받을 수 있는 자격을 갖춘 `챔피언스리그 사나이' 박지성이 첼시의 추격을 뿌리치고 `더블'(정규리그.챔피언스리그 2관왕) 꿈까지 이룰지 주목된다.

(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chil881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