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연준에서 나올 금리정책 발표를 앞두고 지루한 눈치보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30일 증권사들은 이 같은 분위기 속에서도 투자할 만한 종목에 대한 고민의 결과를 내놓은 곳들이 많았다. 대부분 밸류에이션 면에서 저평가된 종목을 골랐지만 결과물은 약간씩 차이를 보였다.

삼성증권은 업종간, 그리고 업종내 키맞추기가 나타날 것으로 관측했다.

황금단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시장 전체적으로는 거래소를 따라가려는 코스닥의 움직임, 거래소 안에서는 대형주를 쫓아가려는 중소형주의 분주함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

업종별로도 IT, 자동차 등 선두업종과의 괴리를 좁히려는 나름의 시도가 펼쳐질 수 있고, 정부의 경기부양 정책이 내수진작과 투자 확대에 초점이 맞춰져 있음을 고려할 때 금융, 건설, 유통 등이 차기 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업종내에서는 주도 업종의 실적호조세가 지속될 전망인 만큼 주도 업종에서 답을 찾는 것이 나을 수 있다며 IT, 자동차업종 중에서 덜 오른 종목을 찾거나, 향후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 및 자동차실적 개선에 수혜를 볼 수 있는 부품/장비업체를 찾는 것도 좋다고 봤다.

이에 따라 대응할 만한 종목으로는 IT 부품/장비업체로 삼성전자, LG전자, LG,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인탑스, 케이씨텍, 한솔LCD를, 자동차 부품/장비업체로는 현대차, 현대모비스, S&T대우, 글로비스, 동양기전, 한라공조, 대원강업을 제시했다.

동양종금증권도 IT와 자동차 관련 업종에 관심을 보였지만 관련 소형주 쪽에 초점을 두는모습이다. 소형주들이 대형주에 비해 이익모멘텀이 뛰어나 보인다는 것이다.

이도한 동양종금증권 애널리스트는 “대형 세트업체들의 실적 회복으로 관련부품업체에 단가 인하 압력이 크지 않을 것”이라며 “이에 따른 실적부진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예상했다. 장기간 소외되면서 밸류에이션 메리트도 높아졌다는 지적이다.

이에 삼성전자 단가 인상에 따라 수익성 개선이 기대되는 LCD 부품주, 삼성전자의 투자 확대 수혜주인 반도체/LCD 장비주, 장기 소외로 밸류에이션 메리트가 돋보이는 자동차 부품주 등에 눈길을 줬다.

구체적으로 S&T대우, 토필드, 한솔LCD, 성우하이텍, 인탑스, 케이씨텍, 피앤텔, 우리이티아이, 텔레칩스, 탑엔지니어링, 우주일렉트로, 태산엘시디, 유성기업, 프롬써어티, 코닉시스템 등을 들었다.

향후 추가적인 실적 개선 기대주로 영원무역, 아이디스, 현대DSF, 모아텍, 휘닉스컴을 꼽았다.

밸류에이션을 가늠하는 잣대로 PER(주가수익비율)과 PBR(주가순자산비율)을 들어 저평가된 종목들을 발굴한 곳도 있다. 하나대투증권이다.

곽중보 하나대투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주식형 펀드로의 자금유입이 작년만 못한 요즘은 외국인들의 수급이 중요한데, PER 면에서 선진국 대비 저평가된 경기소비재, 에너지, IT, 금융 섹터들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유입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PBR 면에서는 지난해 11월 이후 저PBR 종목들이 고PBR종목과 비교해 강세라고 설명했다.

곽 애널리스트가 코스피 50 종목 중에서 선별한 저PBR 종목으로는 한국전력, 삼성SDI, 기아차, 현대차,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기업은행, KCC, 대한항공, 한국가스공사, 하이닉스, KTF, 외환은행, SK, 국민은행, 신한지주, 롯데쇼핑, CJ, KT, SK텔레콤, 현대모비스, 삼성전자, LG화학 등이 있었다. 모두 PBR이 2배 이하인 종목들이다.

대우증권은 중형주와 내수주에 한 표 던졌다. 지난 4월까지 대형 수출주들이 강세였는데, 5월에는 그 동안 소외됐던 중형주와 내수주가 좋아 보인다는 것.

이원선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보통 중형주들은 대형주보다 밸류에이션 수준이 높은데, 최근에는 중형주의 PER이 대형주와 동일한 수준으로 하락했다”며 지금의 밸류에이션으로는 대형주와 비교해 중형주를 매수할 만하다고 봤다.

또 글로벌 벤치마크의 대표격인 MSCI 지수의 이머징마켓 스몰캡 지수가 5월에 완성될 예정인 점도 호재라는 설명이다. 아시아 대상 글로벌 중소형 펀드의 벤치마크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지수에 속할 종목들의 투자매력이 커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내수주의 경우 수출주에 비해 4개월 이상 외면받았고, 밸류에이션 낙폭이 크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고 봤다. 대표적 내수업종인 백화점의 세일기간 실적이 양호했고, 상대적으로 저렴해진 원화 덕분에 국내로의 관광객 유입 증가가 기대된다며 유통업체의 주가 상승을 예상했다.

다들 나름대로 '합당한' 분석이 제시된 저평가 분야와 종목들로 보인다. 투자자들은 제각기 보유한 자금을 감안해 투자 여부를 결정할 텐데, 어떤 종목들이 높은 수익률을 안겨줄지, 혹은 예상을 빗나갈지 지켜봐야겠다.

한경닷컴 이혜경 기자 vix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