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최근 외국인들은 내수주 쓸어담기에 나서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내수부양에 나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3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CJ제일제당, 한샘, 풀무원, 웅진코웨이 등 내수주들을 연일 순매수하고 있다.

외국인은 CJ제일제당 주식을 지난 4일부터 29일까지 17일 연속 순매수했다. 이 기간동안 CJ제일제당은 19% 이상 올랐다.

CJ제일제당은 1분기 설탕, 밀가루, 유지 등 소재식품의 제품가격 인상으로 호전된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대우증권은 CJ제일제당의 1분기 매출액이 11.7%, 영업이익은 28.8%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영업이익률은 10.2%로 2007년 1분기 8.9%보다 1.3%포인트 높아질 전망이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튼 "소재식품에서의 가격 인상 효과, 판관비 통제 때문이며 1분기만 보면 가장 높은 영업이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순이익은 환율 관련 손실로 시장의 기대 수준보다는 부진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우증권은 소재식품의 이익 안정성, 햇반 장류 등 편의식품의 흑자전환 가능성, 제약사업의 실적 개선, 라이신가격 상승에 의한 라이신법인의 실적 개선 등을 CJ제일제당의 투자포인트로 들고 있다.

외국인은 한샘, 풀무원, 웅진코웨이도 11일 연속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의 한샘에 대한 러브콜은 지난 2월부터 시작됐다. 2월 12일 3.50%에 불과하던 외국인 보유비중은 29일 7.61%까지 늘 었다. 주가도 2월 12일 종가 7120원에서 29일 8450원까지 꾸준하게 올랐다.

한샘은 높은 마진의 인테리어 가구 매출 증가에 따라 실적 호조세를 이어가고 있다. 한샘의 지난 1분기 매출액은 1025억8300 만원, 영업이익 62억9300만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와 비슷했지만 영업이익은 233.1% 늘었다.

삼성증권은 한샘에 대해 향후 브랜드 가구 비중 상승에 따른 매출 증가가 기대되고 규모의 경제에 따른 수익성 개선이 지속되 는 가운데 부동산 관련 세제 인하시 수혜주가 될 것이라며 '매수' 투자의견을 유지하고 있다.

한샘은 올해 매출액 4400억원, 영업이익 300억원, 경상이익 360억원을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에 보였던 성장성 및 수익성 추세를 감안하면, 이 같은 가이던스 달성은 크게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풀무원은 기업분할과 실적 호조세가 외국인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풀무원은 1분기 매출액 865억원, 영업이익 57억원, 당기순 이익 4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454.0%, 당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26.4% 증가했다.

풀무원은 지난 11일 식품사업부문(풀무원, 신규 상장 예정)과 투자부문(풀무원홀딩스, 존속회사)으로 분할하는 인적분할을 발표했다. 백운목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번 분할은 인적분할로 풀무원의 펀더멘털에는 영향을 주지 않아서 기존 주주에게는 영향이 없지만 사업구조가 과거보다 단순해졌다는데 큰 의미가 있다"며 "사업구조가 복잡해 분석이 어렵고 경영의 투명성이 떨어진다는 투자가의 요구(불만)를 일부나마 보완 또는 수용한 것으로 볼수 있다"고 평가했다. 또 투자부문이 떨어져 나갔기 때문에 식품 생산, 판매에만 집중할 수 있는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외국인들은 웅진코웨이 주식도 연일 사들이고 있다. 이달들어 29일까지 3거래일을 제외하고 연일 매수세를 보이고 있다. 웅진코웨이도 고객 확대와 렌탈 부문의 경쟁력 회복으로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5월에는 내수주에 관심을 가지라는 조언도 나왔다. 이원선 대우증권 연구원은 "올 한해 동안 원화약세와 글로벌 경기 회복, 이머징 시장의 소비확대 등을 발판으로 대형 수출주들의 강세가 지속될 수 있을 것"이라며 "다만 지난 4개월간 대형 수출주들이 강세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5월엔 중형주와 내수주에 눈을 돌릴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