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경제가 곡물 및 원유가 급등으로 신음하는 가운데 표정 관리를 하는 곳이 있다.

곡물ㆍ석유 시장을 쥐고 흔드는 메이저 업체들이 그들이다.

이들은 최근 수익이 급증하며 전례 없는 호황을 누리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5대 곡물 메이저 중 하나인 아처다니엘미들랜드(ADM)는 1~3월 순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42% 늘어난 5억17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밀 옥수수 콩 등을 저장 운반하는 자회사의 순이익은 7배나 급증했다.

이 회사의 패트리샤 워츠 CEO(최고경영자)는 "개발도상국의 식품 수요가 농산물 수요를 폭발적으로 늘린 데다 글로벌 유동성이 상품시장으로 몰리면서 곡물가격이 급등,전례 없는 수익을 선사했다"고 말했다.

ADM의 경쟁사로 또다른 곡물 메이저인 카길(5월 결산법인)도 3분기(2007년 12월~2008년 2월) 중 10억3000만달러의 순이익을 올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6% 증가한 것이다.

세계 곡물시장을 과점하고 있는 메이저업체들의 투기가 곡물 가격 폭등의 배후라는 지적을 받는 대목이다.

다국적 종자회사인 몬산토의 지난 2분기(2007년 12월~2008년 2월) 순이익도 11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5억4300만달러)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밖에 트랙터와 컴바인 등을 만들고 있는 농기계업체 존 디어의 실적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 유가의 고공행진 덕분에 세계 주요 석유업체들도 막대한 이익을 거둬들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유럽 1위 석유회사인 BP의 1분기 순이익은 76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63% 급증했다.

분기 순이익으론 사상 최대다.

로열더치셸의 1분기 순이익도 9조800억원으로 25% 증가했다.

역시 역대 최고의 분기실적이다.

앞서 지난달 24일 미국 3위 석유업체인 코노코필립스도 국제유가와 천연가스 강세에 힘입어 1분기 순이익이 41억4000만달러로 17%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선 37억4000만달러 수준의 순이익을 전망했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일과 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미국 메이저 석유회사 엑슨모빌과 셰브론도 기대 이상의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국제 원유가는 지난 1분기 평균 배럴당 90달러를 웃돌며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70% 급등했다.

박성완/유병연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