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그룹 자금줄 한화석화, 이번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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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석유화학이 이번에도 인수합병 자금의 금고가 될까?
최근 한화석화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이 그룹 인수합병(M&A) 자금용으로 쓰일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 무성하다.
이런 관측은 공연한 것이 결코 아니다. 과거 한화석화의 역할에 비춰보면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대한생명 인수와 그룹 사옥 재매입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돈은 한화석화의 주머니에서 나왔던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이 “그룹의 현금 창구라는 부정적 시각을 재확인시켜줬다”고 분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2의 창업’까지 거론하며 M&A전에 뛰어든 마당에 한화석화가 또 한 번 최전선에 나설 수밖에 없으리란 관측이다.
실제로 2002년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한화석화가 사들인 지분은 그룹의 인수 지분 30.5% 중 절반 이상인 16.72%에 달했다.
또 지난해 한화그룹의 서울 장교동 사옥을 5년만에 다시 사들인 것도 한화석화의 자금 덕택이었다. 한화석화는 2002년 1860억원에 팔았던 빌딩을 3500억원에 재매입했지만, 5년간 누적 순이익이 1조원에 육박하는 호황을 누려 왔다는 점에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화석화는 그룹 내 알짜 계열사다. 지난해에도 한화석화 영업이익은 1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가량 크게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화의 지난해 영업이익 1308억원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IMF 때도 한화 계열사들이 어려울 때 지분을 사고 팔아가며 도와준 곳이 한화석화였다”며 “특히 2004년 이후 석유화학 업황이 좋아지면서 한화석화의 가치와 그룹 내 역할은 더욱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지주회사격인 한화가 직접 자금 조달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는 여러 모로 걸림돌이 많다. 우선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221%에 달해 추가 차입금 조달이 용이치 않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하면 16.8%의 지분을 가진 김승연 회장이 개인 돈을 투입해야 하지만 그만한 자금력을 가졌을 지는 의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한화가 대주주의 자금 부족으로 한화석화를 자금 조달 창구로 선택해 유상증자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 대한생명은 예금보험공사와의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나서기 곤란하다. 결국 한화는 한화석화를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대우조선해양 인수가격이 최소한 5조원인데 계약금이라도 일단 확보해놔야 하지 않겠느냐”며 “통상 계약금이 거래가격의 10%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상증자 규모와도 부합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화석화가 계획한대로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이를 기반으로 5000억~6000억원 가량 추가 차입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
최근 한화석화의 대규모 유상증자 결정이 그룹 인수합병(M&A) 자금용으로 쓰일 것이라는 시장의 관측이 무성하다.
이런 관측은 공연한 것이 결코 아니다. 과거 한화석화의 역할에 비춰보면 충분한 설득력을 갖추고 있다.
대한생명 인수와 그룹 사옥 재매입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돈은 한화석화의 주머니에서 나왔던 것이다. 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증시 전문가들이 “그룹의 현금 창구라는 부정적 시각을 재확인시켜줬다”고 분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제2의 창업’까지 거론하며 M&A전에 뛰어든 마당에 한화석화가 또 한 번 최전선에 나설 수밖에 없으리란 관측이다.
실제로 2002년 한화그룹이 대한생명을 인수할 당시 한화석화가 사들인 지분은 그룹의 인수 지분 30.5% 중 절반 이상인 16.72%에 달했다.
또 지난해 한화그룹의 서울 장교동 사옥을 5년만에 다시 사들인 것도 한화석화의 자금 덕택이었다. 한화석화는 2002년 1860억원에 팔았던 빌딩을 3500억원에 재매입했지만, 5년간 누적 순이익이 1조원에 육박하는 호황을 누려 왔다는 점에서 큰 부담이 되지는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한화석화는 그룹 내 알짜 계열사다. 지난해에도 한화석화 영업이익은 1670억원으로 전년 대비 46% 가량 크게 증가한 실적을 기록했다. 한화의 지난해 영업이익 1308억원보다 훨씬 많은 규모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IMF 때도 한화 계열사들이 어려울 때 지분을 사고 팔아가며 도와준 곳이 한화석화였다”며 “특히 2004년 이후 석유화학 업황이 좋아지면서 한화석화의 가치와 그룹 내 역할은 더욱 커진 상태”라고 말했다.
지주회사격인 한화가 직접 자금 조달에 나설 수도 있지만, 이는 여러 모로 걸림돌이 많다. 우선 부채비율이 지난해 말 기준 221%에 달해 추가 차입금 조달이 용이치 않다.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한다고 하면 16.8%의 지분을 가진 김승연 회장이 개인 돈을 투입해야 하지만 그만한 자금력을 가졌을 지는 의문이다.
유진투자증권은 한화가 대주주의 자금 부족으로 한화석화를 자금 조달 창구로 선택해 유상증자 발표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한 바 있다.
또 대한생명은 예금보험공사와의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이므로 나서기 곤란하다. 결국 한화는 한화석화를 중심으로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한 증시 전문가는 “대우조선해양 인수가격이 최소한 5조원인데 계약금이라도 일단 확보해놔야 하지 않겠느냐”며 “통상 계약금이 거래가격의 10%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 유상증자 규모와도 부합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한화석화가 계획한대로 유상증자에 성공하면 이를 기반으로 5000억~6000억원 가량 추가 차입도 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렇게 되면 1조원 가량의 자금을 확보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한경닷컴 박철응 기자 h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