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가 지난 3월에도 적자를 기록,4개월 연속 적자 행진을 이어갔다.

하지만 당초 20억달러 이상일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적자 규모가 5000만달러에 그쳐 '깜짝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3월 경상수지 적자가 줄어든 것은 무엇보다 환율 상승 효과와 함께 미국 비자카드 상장에 따른 배당금이 국내 회원사에 들어온 영향이 컸다.

그러나 비자카드 배당금 유입 등의 일회성 요인이 없는 한 4월에는 경상수지 적자폭이 다시 커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환율 상승이 효자 노릇

3월 경상수지 적자가 예상보다 줄어든 데는 이른바 '강만수 효과'가 작용한 부분이 컸다.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최중경 차관 등의 연이은 '환율 상승' 발언으로 3월 원ㆍ달러 환율이 1000원 선 안팎에서 움직였고 결과적으로 상품수지와 관광수지 개선에 적지 않은 기여를 했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 2월 5억9900만달러 적자였던 상품수지는 3월에는 5억3100만달러 흑자로 돌아섰다.

환율 상승으로 원화로 환산한 수출대금과 수입대금이 늘어나면서 수출이 호조를 보인 반면 수입은 상대적으로 더디게 증가한 결과다.

또 서비스수지 중 관광수지도 지난 2월 10억400만달러 적자에서 3월에는 5억6600만달러로 대폭 감소했다.

환율 상승으로 해외여행객이 줄었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은 관계자도 "환율이 전부는 아니지만 환율 효과가 일부 가세했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3월 경상수지 적자폭 축소에 상품수지나 관광수지와 더불어 일회성 요인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예컨대 미국 비자카드가 뉴욕 증시에 상장하면서 국내 회원사들에 11억7000만달러의 배당금을 지급한 데다 밖으로 나가야 할 외국인 배당금이 10억달러 정도 국내에 남아 있다는 것이다.

◆적자는 당분간 계속될 듯

문제는 4월에는 이 같은 요인이 사라지면서 경상수지 적자폭이 다시 크게 늘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선 고유가 행진은 큰 부담이다.

양재룡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우리나라가 수입하는 원유는 연간 약 9억배럴이며 이 중 재가공해 수출하는 물량을 빼면 6억배럴 정도가 유가 상승 타격을 받는다"며 "유가가 배럴당 10달러만 올라도 적자폭이 60억달러 확대될 수 있다"고 말했다.

3월 평균 유가는 배럴당 95달러로 1년 전보다 36달러 급등했고,4월에는 유가가 100달러를 넘어선 점을 감안하면 경상수지가 다시 악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