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대학을 유치하고자 한다면 대학 측이 학문적 자유를 누릴 수 있도록 최대한 자율성을 부여해야 합니다.

또 세금 면제 같은 인센티브도 과감히 제공해야 합니다."

미국 명문 대학인 코넬대의 카타르 도하 캠퍼스를 이끌고 있는 다니엘 알론소 학장은 아시아 각국의 해외 대학 유치 경쟁과 관련해 이같이 충고했다.

코넬대는 2002년 카타르 도하의 대학 타운인 '에듀케이션 시티'에 의과 대학을 열었다.

알론소 학장은 "카타르 캠퍼스는 코넬 의대가 미국 바깥에서 의사 학위(Medical Doctor)를 주는 유일한 곳"이라고 말했다.

도하 에듀케이션 시티에는 코넬의대 외 텍사스A&M 카네기멜론 조지타운 버지니아커먼웰스 등 5개 미국 대학이 들어서 있고 노스웨스턴대도 신문방송학 과정을 중심으로 캠퍼스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에듀케이션 시티는 이웃 나라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대학 타운 '날리지 빌리지'와 함께 해외 유명 대학 유치를 적극 추진하고 있다.

알론소 학장은 "카타르재단 위원장인 세이카 모자 빈트 알미슨드 왕비의 요청으로 도하에 캠퍼스를 세우게 됐다"며 "미국 본교와 동일한 커리큘럼 및 같은 학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그는 "카타르 측에서 2011년까지 병원을 설립하기 위해 24억달러를 투자하고 10년간 운영비로 7억5000만달러의 예산을 세우는 등 적극 지원해 주고 있다"며 "현재 65명인 교수진을 확대하기 위해 병원 설립에 맞춰 250명의 교수를 더 확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학교 운영과 관련해 알론소 학장은 "미국 본교와의 화상 대화를 통해 원격 수업을 하고 있으며 본교 교수들이 2주간 도하로 오거나 학생들이 학기 중 2개월간 미국 본교로 가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병원 설립이 완료되는 2011년에는 수업뿐 아니라 독자적인 연구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2년짜리 예과 과정(pre-medical)과 4년의 본과정 등 6년 과정으로 운영하고 있는 코넬의대 도하 캠퍼스는 이달에 15명의 첫 졸업생을 배출할 예정이다.

현재 연도별 입학생 규모는 50명으로 졸업하면 미국 본교와 같은 학위를 받게 된다.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의 '에듀케이션 시티',바레인의 에듀케이션 시티,싱가포르의 '스쿨 하우스' 등과 함께 해외 대학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는 인천경제자유구역에 대해 알론소 학장은 "대학들은 평판을 중시하는데 카타르 재단처럼 좋은 파트너가 있어야 유치를 희망하는 지역에 캠퍼스를 설립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금을 면제하고 운영 이익금을 본국에 제한 없이 송금하는 것은 물론 운영의 자율성도 최대한 확보해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알론소 학장은 "카타르는 술을 금지하고 있지만 코넬의대 교수들은 면허가 있어 도하 시내 고급 호텔에서 술을 마실 수 있으며 미국 본교 교수보다 25% 급여를 더 받는다"고 소개했다.

도하(카타르)=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