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외관 디자인을 베낀 '짝퉁 아파트'를 놓고 건설업체 간에 최초로 법정 다툼이 벌어질 전망이다.

대림산업은 1일 'e－편한세상 외관 디자인(저작권 등록번호 C－2005－004425,C－2005－002544)'을 무단 도용한 혐의로 성우종합건설을 서울 중앙지방법원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이 아파트의 외관 설계는 2005년 공동주택 외관 디자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저작권 등록을 했다.

그동안 음악 미술 영상물 등의 지식재산권 침해 관련 분쟁은 많았지만 건축물의 입면 디자인을 놓고 저작권 침해 소송이 불거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림산업 측은 성우종합건설이 지난해 말 양평군 강상면에서 공급한 아파트가 오산 원동과 오산 세마 'e－편한세상 아파트'의 입면을 무단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성우종합건설이 짓고 있는 양평 아파트의 외벽 문양과 지붕 구조물，옥탑 디자인 등이 대림산업이 저작권으로 등록한 것과 거의 똑같다"며 "지난 1월 말 성우종합건설에 저작권 침해사실을 정식 통고했지만 시정하지 않아 소송을 제기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양평 아파트의 설계회사는 이번 저작권 문제가 된 오산 e－편한세상의 설계도 맡은 적이 있어 이 회사를 통해 도면이 유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대림은 지난달 30일 이 아파트에 대해 건축행위 및 각종 광고,전시,판매행위 등을 중지해 달라며 '저작권 침해정지 가처분 신청'까지 해놓은 상태여서 법원이 이를 받아들일 경우 아파트 공사가 중단될 가능성도 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