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래 이빨이 남태평양의 솔로몬제도에서는 유로나 엔보다 월등히 인기 있는 화폐로 거래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1일 보도했다.

수백년간 솔로몬제도 말라이타 부족의 전통 화폐로 사용됐던 돌고래 이빨은 지난해만 해도 개당 2솔로몬아일랜드달러(미화 26센트)에 거래됐으나 지금은 50솔로몬아일랜드달러로 25배나 폭등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공식 통화인 솔로몬아일랜드달러는 미 달러화에 연동돼 비교적 안정된 가치를 유지하고 있다.

지금도 돌고래 이빨 50개로 돼지 한 마리를 살 수 있을 정도로 돌고래 이빨은 거래가 활성화돼 있다.

심지어 솔로몬제도 중앙은행의 리크 하우에니펠라 총재도 몇 년 전 막대한 돌고래 이빨을 사두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말라이타 부족이 국가 경제를 장악하면서 돌고래 이빨 사용이 확산되고 투기까지 일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최근의 종족 분쟁이 가격 폭동을 부추겼다.

원주민들은 분쟁으로 인한 사상자나 재산 피해를 돌고래 이빨로 보상해주는 풍습이 있기 때문이다.

또 신랑이 건강한 신부와 결혼하려면 돌고래 이빨 1000개를 지불해야 하는데 최근 결혼 적령기에 이른 남자들이 늘어나면서 돌고래 이빨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서기열 기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