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산시청 백일성씨…군산 경제지도를 바꾼 7급 공무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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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상을 받았지만 아직 기쁨을 느낄 때가 아닙니다.
지난해 12월 사우디아라비아 'S&C 인터내셔널그룹'과 맺은 8조원 규모의 새만금지구 내 외자유치 양해각서를 실제 투자로 연결시키는 게 당면 과제입니다."
지난달 30일 이명박 대통령으로부터 옥조근정훈장을 받은 군산시청 투자지원과 백일성씨(7급ㆍ45).그는 맞춤형 투자환경을 조성하고 기업들의 각종 애로,건의사항을 해결하며 지방 중소도시 군산을 서남권 신산업도시로 탈바꿈시키는 데 앞장서 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91년 9급 공무원으로 출발한 백씨는 2005년 8월 투자유치업무를 맡아 현대중공업 조선소 유치와 동양제철화학의 대규모 증설 등 굵직한 성과를 이끌어 냈다.
또 전북도,토지공사 등과 공동 구성된 기업애로 신속지원제도(One-Roof)를 통해 연간 50여건의 기업애로를 해결했다.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최일선에서 실천하고 있는 그에게 '기업사랑 전도사'란 별칭이 따라다니는 이유다.
하지만 그도 처음에는 실패의 쓴맛을 보았었다.
2006년 4월 무렵 모 선박회사가 군산 비응도에 중형조선소를 짓겠다며 군산시를 방문했다.
당시 군산이 조선산업의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때여서 담당자 지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열악한 지역산업구조를 바꾸기 위해 조선산업의 육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온 그는 이 업무를 자신에게 맡겨달라며 자청했다.
그러나 실제로 일을 풀어나가는 것은 결코 만만치 않았다.
선박회사 측이 요구한 사항은 시에서 산업단지 지정,공유수면 매립,산업인프라 지원 등 2년 이내 조선소가 입지할 수 있도록 모든 절차를 지원해달라는 것이었다.
8개월여에 걸쳐 관련 기관을 찾아다니며 동분서주했으나 결과는 유치실패로 끝났다.
이 업체는 결국 전남으로 발길을 돌렸다.
입지조건과 산업인프라 지원불가,기술인력 지원시스템 부재,관계기관의 무관심,공조체제 미흡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였다.
현대조선소 유치에서는 이러한 실패가 약이 됐다.
처음 정보를 접했을 때부터 TF팀을 꾸리고 유관기관과의 긴밀한 공조체제를 구축해 투자의 걸림돌부터 차근차근 제거했다.
조선소 입지에 필수적인 블록 등의 하역에 필요한 부두 확보 문제와 부지 매입 문제 등 실타래처럼 얽힌 난제들을 모두 풀어냈다.
해양부와 협의해 조선소 입지에 필요한 항만구역 해제를 이끌어냈으며 범LG가 소유부지와 전북외국어고 부지 등의 매입을 중개해 투자유치를 성사시켰다.
그는 "그동안 승진에 유리한 부서로 옮기라는 주위의 조언도 있었지만 담당자가 자리를 옮기면 업무진행에 차질이 생길까봐 마다했는데 이제 곧 조선소 기공식(7일)이 열리게 돼 가슴벅찬 보람을 느낀다"고 밝혔다.
특히 "한국경제신문에 군산의 투자유치 활동이 소개된 뒤 군산이 새 산업거점으로 더욱 주목받는 계기가 되고 개인적으로도 큰 상을 받는 영광까지 안게 됐다"면서 "그러나 이 상은 함께 고생한 동료들과 나눠야 마땅하다"며 공을 돌렸다.
군산=최성국 기자 skcho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