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NG.컨 船 대체할 '블루오션' … 2010년께 첫 수주 예상

'선박의 꽃'으로 불리는 크루즈선을 수주하기 위한 국내 조선업체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LNG(액화천연가스)선,컨테이너선 등 한국업체의 독무대인 상선(商船) 부문 시황이 악화되기 전에 크루즈선이라는 새로운 성장동력에 불을 지피겠다는 전략이다.

첫 주문을 따내는 시점은 2010년께로 잡고 있다.

◆"이제 크루즈선"


대우조선해양은 지난달 29일 옥포조선소 기술센터에서 서울대학교와 공동으로 '크루즈 기술개발 산.학협약식'을 가졌다.

서울대 조선공학과에 재직 중인 6명의 교수 및 연구원들과 힘을 합쳐 크루즈선에 쓰이는 5대 핵심기술을 2010년까지 연구.개발하겠다는 게 취지다.

1990년대 말부터 꾸준히 크루즈선 시장 진출을 준비해 온 삼성중공업은 국내 인테리어업체들과 'inTEC'라는 기술협력위원회를 결성,기자재 국산화 및 설계.시공기술 향상에 노력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크루즈선 직전 단계인 호화여객선을 건조하며 크루즈선 건조 노하우도 쌓아가는 중이다.

작년에 세계 2위 크루즈선 제작회사인 아커야즈의 지분 39.2%를 사들인 STX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의 승인이 나오는대로 사업을 본격화할 방침이다.

◆좋을 때 준비한다

국내 조선업체들은 LNG선 벌크선 유조선 등 상업용 선박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수주량은 물론 건조량에서도 세계 10대 조선업체 중 1~3위를 포함,6~7개가 모두 국내 조선업체다.

드릴십과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 등 값비싼 상선은 거의 한국 업체들이 싹쓸이 중이다.

올 들어서도 수주가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월엔 현대중공업이 월간 기준으로 세계 조선업 역사상 가장 많은 57억달러어치의 주문을 따냈다.

조선업 업황은 그러나 머지않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조선.해운 전문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작년 1억5300만GT(총톤수)를 정점으로 2008년부터 줄어들 전망이다.

반면 전 세계 건조량은 2007년 5400만GT에서 2010년 9500만GT,2015년 1억GT로 늘어 2010년께부터는 선박공급량이 발주량을 웃돌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업체들이 2010년을 목표로 크루즈선이라는 고부가가치 선박에 도전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조선업계 마지막 '대박 기회'

크루즈선은 '떠다니는 호텔'로 불린다.

부자 고객들을 사로잡기 위해 방음.방진 시스템은 물론 실내 디자인도 최고급으로 갖춰야 한다.

그런 만큼 값이 비싸다.

국내 '빅3' 조선사들의 주력 품목인 LNG선이 척당 2억5000만달러 정도인 데 비해 크루즈선은 5억~10억달러에 달한다.

크루즈선 승객이 연평균 10%가량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도 국내 조선업체들에는 매력적이다.

갈수록 인건비가 증가하는 한국 조선업체들로선 단가가 높은 크루즈선 시장을 뚫어야 활로를 찾을 수 있다.

하지만 크루즈선은 아직 한국 업체들이 넘기 힘든 철옹성이다.

이탈리아의 핀칸티에리 등 유럽 회사들이 독주 중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크루즈선은 한국 조선업체들이 발을 담그지 못한 마지막 블루오션"이라며 "국내 조선기술에 디자인 감각만 추가한다면 시장 공략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재석 기자 yag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