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0일 오후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이하 한기대) 내 첨단기술교육센터.

로봇제어기기 등 첨단 설비가 갖춰진 10여개 강의실은 재교육을 받고 있는 기업체 위탁 직원들의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회사 업무와 밀접한 기술을 배우기 때문에 강의 집중도가 매우 높다는 게 강사들의 전언이다.

이곳에서 2주째 생산기술전문가 과정을 교육받고 있는 김성현 삼성전자반도체총괄DP센터 과장은 "훈련 시설이 잘 구비된 데다 강사들도 현장 경험이 풍부해 회사 업무에 직접적인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협력 업체인 에프에이뱅크 제어팀의 김정식 과장은 "근무 중 겪을 수 있는 문제점을 꼭 짚어 강의를 해주기 때문에 이해가 빨리 된다"며 "이런 훈련 기관이 다른 곳에도 많이 생긴다면 국가 경쟁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기대의 첨단기술교육센터가 국내 기술 훈련의 메카로 뜨고 있다.

한기대는 첨단 산업에 종사하는 핵심 기술 인력을 대상으로 현장 중심의 맞춤형 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국내 유일의 대학.

2006년 3월 삼성전자가 설비를 제공해 만든 기술교육센터는 국내 최고의 시설과 강사진을 자랑한다.

원래 삼성전자와 협력 업체 근로자들만을 위해 만들어졌으나 자동차,화학 등 다른 업종 기업들로부터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다.

한기대 기술 훈련의 특징은 기업이나 근로자가 필요로 하는 맞춤형 교육을 실시한다는 것.따라서 교육을 수료하면 업무 능력이 저절로 향상된다는 장점이 있다.

교육 과정을 짜기 전 해당 기업과 어떤 교육이 필요한지 등을 꼼꼼히 점검하는 데다 강사진도 국내 최고로 구성돼 있어 수강생들의 만족도가 무척 높다.

이곳에 있는 교육 장비는 현업에서 사용 중이거나 향후 도입할 최신 기기들이다.

강사진은 전국의 관련 분야 최고 전문가들로 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151명의 강사 가운데 한기대 교수는 17명뿐이다.

나머지는 대부분 현장 경험이 풍부한 기업체 간부나 대학교수,민간연구소 연구원 등으로 구성된다.

교육센터가 문을 연 뒤 작년 말까지 삼성전자 2538명,협력 업체인 삼성SDI 662명,세메스 147명 등 모두 258개 업체에서 1만7133명이 교육을 받았다.

이들 업체는 대부분 아산 천안 인근 지역에 위치해 있다.

요즘 한기대의 맞춤형 기술 교육이 큰 인기를 끌면서 현대ㆍ기아자동차 등 다른 지역에 있는 기업들도 이곳에 교육 훈련을 요청하고 있다.

오은진 넥스트인스트루먼트 대표는 "한기대에서 교육을 받고 나면 직원들의 생산성이 몰라보게 향상된다"며 "교육 훈련을 하면 일시적으로 인원이 달려 생산 활동에 어려움을 겪지만 고급 엔지니어를 육성할 수 있다는 기대감으로 교육을 계속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정병석 한기대 총장은 "기업의 경쟁력은 핵심 인력의 역량을 통해 달성된다"며 "결국 기술 인력의 교육을 통해 제품의 품질이 향상되고 이는 시장에서 경쟁력 강화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한기대의 기술 교육이 큰 실효를 거두자 노동부는 권역별로 직업능력개발 중심대학을 만들어 재직자 훈련을 적극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노동부는 최근 서울대 경희대 인하대 창원대 영남대 군산대 목포대 등 모두 24개 대학으로부터 직업능력개발 중심대학 신청서를 받았다.

노동부는 이 중 4~5개 권역에 1개 대학씩을 직업능력개발 중심대학으로 선정할 방침이다.

천안=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