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송파갑의 박영아 한나라당 당선자(48)는 4·9총선이 배출한 '신데렐라'로 통한다.

대학 강단에 섰던 그가 한나라당의 '텃밭'인 서울 강남벨트 지역구를 차지한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역구 공천에서 맞붙은 상대가 3선 중진인 맹형규 의원이었다는 점에서 더더욱 그렇다.

무명의 정치신인에 대해 지역구 내 의구심 어린 시선도 적잖았지만 득표율 62%의 압도적 승리로 이를 일거에 불식시켰다.

그래서 붙여진 별명이 '박데렐라'다.

정치권에선 무명이지만 그의 이력은 화려하다.

1979년 대입예비고사에서 전국 여자수석을 차지한 뒤 서울대 물리학과에 입학했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불과 28세에 명지대 교수가 됐다.

40대 후반이지만 올해로 벌써 대학교수 20년차다.

그동안 한국물리학회 부회장,아시아태평양물리학연합 위원장,2008년 세계물리학회 조직위원장 등을 거쳤다.

기초 과학계에선 누구나 인정하는 거물이었던 셈이다.

박 당선자는 "20년간 물리학자로 일해 오면서 학계와 정부 부처 간 채널이 없는 게 늘 안타까웠다"며 "지난 10년간의 잘못된 교육·과학정책을 과학 전문인이 나서 바로 잡을 때가 됐다"고 정계 진출 배경을 설명했다.

정치인으론 드물게 기초과학 분야 출신인 그에게 '국회에서 어떤 분야에 역점을 둘 것이냐'고 물었더니 "18대 국회가 장기적인 과학기술 육성정책을 수립하는 데 일조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교육개혁에 대해서도 남다른 관심을 보인 그녀는 "학교정보 공개,학력평가 개선,전면적인 사학법 재개정 등을 공론화하겠다"며 강한 의지를 내비쳤다.

물리학자답게 희망하는 상임위는 과학기술정보통신위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