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회사들이 판매하는 개인연금 상품인 연금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매력이다.
은행의 연금저축신탁이나 보험회사의 연금저축보험이 보통 연 수익률 5% 안팎이지만 증권사 연금펀드의 최근 수익률은 이보다 훨씬 높다.

5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설정된 지 1년이 넘은 주식형 및 주식혼합형 연금펀드 18개 가운데 15개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10%를 넘었다.

특히 주식형 연금펀드인 '하나UBS인베스트연금주식S-1'과 '한국밸류10년투자연금주식1'은 각각 29.7%과 29.5%에 달했다.주식혼합형 중에서는 '하나UBS인베스트연금혼합S-1'이 21.4%로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최근 코스피지수가 1800선을 회복,증시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감이 누그러지면서 연금저축신탁과 연금저축보험의 수익률에 만족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연금펀드로 잇따라 옮겨오고 있다.

홍창표 한국투자증권 상품개발팀장은 "은행과 보험회사에 중도 해지 수수료를 물더라도 연금펀드로 바꾸고 싶다며 증권사 판매창구를 찾는 개인연금 가입자들이 늘고 있다"고 전했다.

매년 두 차례까지는 환매수수료를 내지 않고 가입 기간을 인정받으면서 동일한 자산운용사가 만든 다른 펀드로 갈아탈 수 있는 '전환권'이 보장한다는 것도 연금펀드의 장점이다.

주식형 펀드 가입자가 향후 증시 전망이 어두울 것으로 예상하면 채권형 펀드로 옮길 수 있고,반대로 주가가 오를 것으로 판단하면 채권형에서 주식형으로 바꿀 수도 있다.

전환권은 투자자의 연령에 따라 인생 시기별 분산투자 효과를 노리는 이점도 있다.

젊은 시절엔 주식형 펀드를 활용해 공격적인 투자를 시도하고 나이가 들어선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채권형을 선택,그동안의 수익률을 방어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얘기다.

증권사 관계자들은 "연금펀드 투자는 장기 투자 원칙을 지켜야 원하는 수익률을 올릴 수 있는 만큼 증시 상황보다는 자신의 연령을 기준으로 주식형과 채권형 중에서 선택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연금펀드는 원금 보장이 안 되기 때문에 은행과 보험사의 개인연금에 비해 다소 불안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채권형 펀드를 고르면 이런 불안감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실제로 올 들어 주가가 급락하면서 주식형 및 주식혼합형 펀드는 연초 이후 지난달 29일까지 수익률이 대부분 마이너스(-)를 보였지만,채권형은 연초 이후 수익률이 3.5%인 '푸르덴셜연금채권KM1' 등 16개 펀드가 모두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금펀드는 일반 펀드와 달리 한 번 가입한 고객들이 은퇴할 때까지 꾸준히 돈을 넣는다.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연금펀드가 자사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이란 점을 고려해 수익률 제고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홍창표 팀장은 "대다수 자산운용사들이 자사의 최고 펀드매니저들에게 연금펀드의 운용을 맡기고 있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주식형 연금펀드는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증권사들은 앞으로 해외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해외 주식형 상품을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