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마하의 축제'가 시작됐다.

세계 최고 부자로 '투자의 귀재'인 워런 버핏이 운영하는 벅셔해서웨이의 주주총회가 미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2일(현지시간) 전야제를 시작으로 사흘 동안 계속된다.

미국의 경제침체 우려가 커진 상황에서 열려 버핏의 '입'에 쏠리는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1일 오마하 시내에 위치한 보셰임 보석가게.벅셔해서웨이가 보유한 이 가게는 인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오후 6시가 되자 보석가게는 거대한 파티장으로 변했다.

보셰임 주최로 칵테일 파티가 열린 것.주로 주주이거나 펀드 매니저들인 참가자들은 쇼핑을 즐기며 음악소리에 맞춰 엉덩이를 흔드는 등 축제 분위기에 빠져들어갔다.

대부분 억대 부자들이다.

벅셔해서웨이A 주가는 1일 현재 13만3900달러.한 주만 있어도 1억4000만원어치를 가진 '주식 부자'인 셈이다.

27년 전 열린 첫 주총에 참석한 사람은 불과 12명이었다.

그러던 게 2005년엔 2만명을 넘어섰으며 "올해는 3만명 돌파라는 신기원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는 게 주총 운영책임자인 스탠 베니스의 얘기다.

이 때문에 1만여개로 집계되고 있는 오마하 시내 호텔방은 평소 숙박비보다 2∼3배가량 올랐지만 수개월 전 매진됐다.

벅셔해서웨이 주총을 '오마하의 축제'나 '자본주의의 우드스톡 축제(1960년대 반전운동으로 시작된 록음악 축제)'로 부르는 이유를 여기서도 알 수 있다.

올 주총의 가장 큰 관심은 역시 현 경제를 보는 버핏의 시각과 그에 따른 투자전략이다.

버핏은 이미 "미 경제는 실질적인 침체상태에 빠졌으며 이번 침체는 오래갈 것"이라는 진단을 내렸다.

그러면서도 "지금 주가는 2년 전,6개월 전보다 훨씬 싸진 만큼 매력이 있다"고 밝혔다.

경기는 어렵지만 그럴수록 좋은 주식을 싸게 살 기회가 오고 있다는 게 그의 메시지다.

이런 메시지가 과연 얼마나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벅셔해서웨이가 추가로 어떤 기업을 인수할지도 주목 대상이다.

버핏은 지난달 28일 초콜릿업체인 마스와 손잡고 제과업체 위글리를 인수했다.

그런가하면 작년 말 채권보증업에 새로 진출했다.

무려 443억달러의 현금성 자산을 기업 인수에 사용하겠다고 공언한 버핏이 또 어떤 업종을 염두에 두고 있는지가 관심이다.

지난해 내로라하는 글로벌 기업들이 대부분 고전했다.

하지만 벅셔해서웨이는 달랐다.

132억달러의 순이익을 내 전년보다 20%나 증가했다.

주가도 29% 뛰었다.

이 덕분에 버핏은 620억달러의 재산으로 세계 최고 갑부가 됐다.

오마하(네브래스카)=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