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여록] 5ㆍ4운동과 中애국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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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이 3일 베이징 대학을 방문했다.
베이징대 개교 110주년을 축하한다는 이유였지만 그의 발걸음에선 다른 뜻이 읽혔다.
맹목적 애국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반제·반봉건 운동의 상징인 5·4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시점에 베이징 대학을 찾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후 주석은 베이징대 도서관에서 행한 연설에서 "학생들은 애국의 마음을 학문을 닦는 것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중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애국주의는 89년 전의 5·4운동 때와 흡사한 점이 많다.
학생들이 중심이 됐던 5·4운동은 일본 제품 불매 등 반외세 운동으로 시작돼 노동자파업 등으로 이어지며 광범위한 민중운동으로 발전했다.
거의 한 세기 가까이 흐른 2008년 5월4일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14억 중국인이 단합하자는 구호가 난무한다.
중국의 힘을 보여주자는 선동적 분위기도 고조돼 있다.
중국이 열강으로부터 침탈당하고 있다고 분노하던 89년전과,외세가 중국의 자존심을 짓밟고 중국에서 돈만 벌어가려 한다는 지금의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후 주석이 5·4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대학에서 '애국을 하되 집단적인 행동은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중국의 반외세 운동은 중국 정부엔 양날의 칼이다.
빈부격차 등으로 분열되고 있던 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는 점에서 보면 '불감청(不敢請)이지만 고소원(固所願)(감히 청하진 못하지만 진실로 바라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선 집단적 의사표시는 통제가 정권유지의 기본수단인 중국에선 용인될 수 없는 문화다.
그래서인지 상하이 푸단대학은 기숙사에 올림픽을 옹호하기 위한 오성홍기를 내건 것은 허용했지만,선전물을 만들어 돌리는 것은 단속하고 있다.
언론들은 이제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을 자제하라는 식의 이성적 애국주의를 부쩍 강조한다.
5·4운동을 기념하는 떠들썩한 행사도 사라졌다.
행여 맹목적인 애국주의가 집단적 행동을 만연시키는 도화선이 될까 중국 지도부는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
베이징대 개교 110주년을 축하한다는 이유였지만 그의 발걸음에선 다른 뜻이 읽혔다.
맹목적 애국주의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중국 반제·반봉건 운동의 상징인 5·4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둔 시점에 베이징 대학을 찾았다는 점에서 그렇다.
후 주석은 베이징대 도서관에서 행한 연설에서 "학생들은 애국의 마음을 학문을 닦는 것으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요즘 중국에서 만연하고 있는 애국주의는 89년 전의 5·4운동 때와 흡사한 점이 많다.
학생들이 중심이 됐던 5·4운동은 일본 제품 불매 등 반외세 운동으로 시작돼 노동자파업 등으로 이어지며 광범위한 민중운동으로 발전했다.
거의 한 세기 가까이 흐른 2008년 5월4일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이 일어나고 14억 중국인이 단합하자는 구호가 난무한다.
중국의 힘을 보여주자는 선동적 분위기도 고조돼 있다.
중국이 열강으로부터 침탈당하고 있다고 분노하던 89년전과,외세가 중국의 자존심을 짓밟고 중국에서 돈만 벌어가려 한다는 지금의 인식은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
후 주석이 5·4운동 기념일을 하루 앞두고 대학에서 '애국을 하되 집단적인 행동은 자제하라'는 메시지를 던진 것은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중국의 반외세 운동은 중국 정부엔 양날의 칼이다.
빈부격차 등으로 분열되고 있던 사회를 하나로 뭉치게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는 점에서 보면 '불감청(不敢請)이지만 고소원(固所願)(감히 청하진 못하지만 진실로 바라던 것)'이다.
그러나 다른 측면에선 집단적 의사표시는 통제가 정권유지의 기본수단인 중국에선 용인될 수 없는 문화다.
그래서인지 상하이 푸단대학은 기숙사에 올림픽을 옹호하기 위한 오성홍기를 내건 것은 허용했지만,선전물을 만들어 돌리는 것은 단속하고 있다.
언론들은 이제 까르푸에 대한 불매운동을 자제하라는 식의 이성적 애국주의를 부쩍 강조한다.
5·4운동을 기념하는 떠들썩한 행사도 사라졌다.
행여 맹목적인 애국주의가 집단적 행동을 만연시키는 도화선이 될까 중국 지도부는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조주현 특파원 fore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