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 양국 정부가 미국산 쇠고기 수입과 관련된 논란 진화에 나선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개방에 따른 광우병 괴담이 인터넷 등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면서 불안감이 확산되는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은 정부와 한나라당이 4일 당사에서 당정청 협의를 가진 데 이어 6일 고위당정협의회를 열어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 논란을 불식시키기 위한 종합대책을 내놓을 방침이다.

미국 역시 4일(한국 시간으로 5일 오전) 농무부에서 긴급 기자간담회를 열고 미국산 쇠고기의 도축이나 포장과정에서 적용되는 안전기준과 준수현황을 설명할 계획이다.

◆한국 정부

당정청은 이날 협의를 통해 편도와 회장원위부(소장 끝부분),뇌·두개골·척수·눈·척주(등뼈) 등 광우병특정위험물질(SRM)의 수입을 원천 봉쇄하기 위해 미국 내 도축 단계에서부터 개입키로 하고 국내 당국자,전문가 등을 현지에 파견키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국제수역사무국(OIE)이 미국을 광우병위험통제국 지위에서 박탈하지 않는 한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을 막을 수 없도록 돼 있다.

야당 측은 이를 겨냥,검역주권을 박탈당한 대표적 사례라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당정청은 특히 미국과 재협상은 어렵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

다만 미국과 대만의 협상 결과,OIE 기준이나 OIE 내 미국의 지위 등 여건이 바뀌면 재논의할 수 있다는 쪽으로 여지를 남겼다.

안상수 원내대표는 "30개월 이상 부분은 국제기준에 의해서 거부는 할 수 없지만 검역관을 상주시켜서라도 검역을 하면 큰 문제가 없다"며 "대만 등이 미국과 곧 협상을 하는데 그 조건보다 우리가 불리하다면 언제든지 재논의를 할 수 있는 거 아니냐.당에서 그렇게 물었고 정부 측도 당연히 그렇다고 답했다"고 말했다.

안 원내대표는 "협상이 끝났기 때문에 재협상이 아니라 재논의를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 정부

미 정부는 5일(한국 시간) 농무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리처드 레이먼드 식품안전담당차관이 직접 나와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해 설명한다.

이번 회견은 한국 내 반발여론이 거세지자 불필요한 오해를 막고 이를 조기에 진화하기 위한 시도로 풀이되고 있다.

워싱턴 외교전문가들은 농무부가 휴일인 일요일 오후에 기자회견을 자청했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이며,그만큼 미국 쇠고기 수입과 관련한 한국 내 반발여론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증거라고 평가하고 있다.

미국 경제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도 3일 "최근 한국에서 나오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의심은 상당 부분 잘못된 언론 보도와 인터넷상의 악성 루머 때문"이라며 국내 미국산 쇠고기 관련 의혹에 대해 비중있게 보도했다.

WSJ는 지난주 화요일에 MBC 시사프로그램 'PD수첩'에서 방영된 미국 소의 광우병 문제 보도 내용을 직접 언급하며 "한국에서 제기된 몇몇 의혹이 허위이거나 잘못된 해석"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인들이 자국 쇠고기의 안전성을 의심해 호주에서 수입된 쇠고기를 먹고 있다는 주장과 관련해선 미국 관리들의 말을 인용,"미국인들은 자국에서 생산된 쇠고기의 96%를 소비하고 나머지를 수출한다.

호주와 캐나다에서 쇠고기를 수입하지만 이는 햄버거에 사용되는 다짐육 등의 수요 보충을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홍영식/임원기/이미아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