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날을 맞아 자녀 명의의 '어린이펀드(학자금펀드)'를 하나쯤 들어볼까 생각하는 부모들이 많다.

간접투자인 펀드를 통해 자녀는 어려서부터 경제감각을 익히고 부모는 적금보다 높은 수익률로 대학등록금이나 사교육용 목돈을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약 30개의 관련 상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경제교육 프로그램 등 각종 부대 서비스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다.

어린이펀드를 고를 때도 수익률과 설정액은 물론 운용보수 등을 따져봐야 한다.

그러나 여전히 국내 어린이펀드 설정액(1조9800억원)은 전체 적립식펀드 설정액의 2.3% 수준에 지나지 않아 활성화되지는 않은 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어린이펀드에 대해서도 미국이나 영국처럼 세제 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수익률 운용보수 등 따져봐야

현재 판매되는 어린이펀드는 국내 주식형펀드(주식 투자 비중 70% 이상)가 대부분이며 주식혼합형(주식 투자 비중 40~70%)과 해외 주식형도 있다.

일단 운용면에서 일반 펀드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적립식펀드 중에서는 '미래에셋 우리아이 3억만들기 펀드'의 3년 누적수익률이 지난달 29일 현재 141.27%에 달한다.

이 펀드는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해외 주식 편입이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마이다스 백년대계 적립식펀드'는 주로 블루칩 종목에 투자해 주가 상승 시 고수익을 얻도록 하는 상품이다.

고배당주에도 투자해 주가하락기에 대비한 안정성도 보완했다.

'KTB에듀케어학자금 채권혼합투자신탁'은 지수 상승 시 주식 편입 비율을 점진적으로 높이는 상품이다.

이머징마켓의 성장성을 겨냥해 혜택을 받고 싶다면 '신한BNP 봉쥬르 앙팡 이머징 아시아 주식투자신탁'이 매력적이다.

중국 인도 동남아시아 등에 집중 투자하기 때문이다.

최근 1년 수익률은 SH자산운용의 'Tops엄마사랑 어린이 적립식주식형 펀드'(35.88%) 등이 국내 주식형펀드 평균(26.28%)을 크게 웃돌고 있다.

운용사가 가져가는 보수는 '교보 위대한 중소형 밸류주식투자신탁 1-C4'가 연간 1.3%로 가장 낮고 대부분 2.0~2.93% 수준이다.

권순학 미래에셋자산운용 상무는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있긴 하지만 1년 이상 장기 투자 관점에서 보면 어린이펀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로 인해 부모의 학자금 마련 부담을 덜어줄 수 있는 좋은 투자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선진국처럼 세제혜택 늘려야

어린이펀드에 대한 실질적인 혜택을 늘려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현재 10년간 1500만원(18세 이하)까지 증여세 비과세 혜택을 주지만 실제 자녀 한 명이 초등학교에서 대학을 마칠 때까지 들어가는 돈이 6200만원(2004년 통계청 추산)인 점을 감안하면 실효성이 낮은 액수라는 지적이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소득공제나 세금 감면 등의 인센티브가 크지 않아 '필수적'이란 느낌이 들지 않는다는 얘기다.

2005년 4월부터 '차일드 트러스트 펀드(CTF)'제도를 도입한 영국의 경우 사실상 어린이들의 펀드 가입을 의무화하고 있고 보조금까지 지원한다.

일반 어린이(2002년 9월 이후 출생)가 최초 계좌를 개설할 때 250파운드(약 50만원),저소득층 자녀에게는 500파운드(100만원)를 각각 정부에서 지원하고 7세가 되면 추가로 250파운드를 준다.

연방 혹은 주마다 다양한 학자금펀드 제도를 갖춰 놓고 있는 미국의 대표적인 '529교육저축제도'는 수익자(자녀)당 연간 1만1000달러(약 1100만원)까지 증여세가 면제되며 5년치를 한꺼번에 낼 경우 5만5000달러(부부 합산 시 11만달러)까지 증여세가 없다.

투자금액은 부모의 재산세 산정 대상에서도 제외된다.

김정아 자산운용협회 실장은 "특히 이들 국가는 어린이펀드가 개인종합저축투자계좌와 연금계좌로 연계되도록 해 전 생애에 걸쳐 국민이 장기간 저축과 투자를 하도록 장려한다"고 말했다.

문혜정 기자 selenmoon@hankyung.com
'어린이펀드'  2조원 … 여전히 '발육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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