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 귀재'이자 '오마하의 현인'으로 불리는 워런 버핏이 "월가에서 최악의 신용위기는 지나갔다"고 진단했다.

또 "한국 주식을 더 많이 사지 못한 게 아쉽다"며 한국 주식 투자가 앞으로도 유망하다는 점을 시사했다.

올바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날마나 신문을 읽어 경제 지식을 쌓는 등 습관을 들이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버핏은 3일(현지시간)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실내체육관인 퀘스트센터에서 열린 벅셔 해서웨이 정기 주주총회에서 6시간에 걸친 주주들과의 일문일답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주총에는 세계 40여개국에서 3만1000여명의 주주가 참석해 '오마하의 축제'를 다시 한번 연출했다.

주주들은 이른 새벽부터 주총장에 몰려 들어 버핏의 한마디 한마디에 귀기울이며 발을 구르고 열광했다.

올해 77세인 버핏은 84세인 찰리 멍거 부회장과 함께 시장 전망,투자철학,자녀 교육 등에 대해 비유와 유머를 섞어가며 또 한번의 '투 올드맨 쇼'를 연출했다.

버핏은 "베어스턴스 사태를 계기로 신용위기는 분명히 정점을 지났다"며 "다만 경기 침체로 개인들의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부담 등 고통은 여전히 남아 있다"고 말했다.

주요 금융회사 CEO(최고경영자)에 이은 버핏의 '신용위기 정점 통과론'은 증시에 적지 않은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버핏은 달러화 향방과 관련,"앞으로 10년 동안 달러화 약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 따라 "미국 외 지역의 매출이 많은 코카콜라 같은 기업과 해외 주식 투자가 유망하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그는 특히 "몇 년 전 기업가치에 비해 아주 값싼 한국 주식을 발견했는데 기업 규모가 작아 벅셔 해서웨이 규정상 많이 투자하지 못해 아쉽다"고 털어놨다.

이어 "중소형 주식(small stock)에 엄청난 기회가 널려 있다"고 말해 앞으로도 한국 주식 투자가 유망함을 시사했다.

벅셔 해서웨이 는 포스코 지분 4%를 갖고 있으며,버핏 자신도 개인 돈으로 20여개 한국 기업에 투자했었다.

버핏은 투자 전략에 대해서도 확고한 원칙을 들려줬다.

그는 "100만달러를 투자하는 초보 투자자라면 수수료가 적게 드는 인덱스펀드와 분산투자가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프로 투자자는 분산투자를 즐기지 않는다"며 "돌이켜 보면 전 자산의 75%를 투자할 기회가 있었다"고 언급,경우에 따라 과감한 베팅이 필요함을 지적했다.

아울러 "조그만 이슈라도 끈질기게 파고 들면 큰 기회를 잡을 수 있다"며 위기를 기회로 삼는 '역발상 투자'가 절대적이라는 철학도 드러냈다.

종목 선택 기준에 대해선 "장기간 매년 10%가량의 수익을 안겨주는 종목은 훌륭하다"고 설명했다.

버핏은 "학교에서 배울 수 없는 것을 어디에서 배울 수 있을까요"라는 12세 남학생의 질문에 "날마다 신문을 읽을 것"을 권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신문을 읽다 보면 경제에 눈이 트이고 자신이 흥미로운 분야도 발견하게 된다"며 "가장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찾아내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어린이는 부모를 따라하며 배우게 마련"이라며 "부모들이 말보다는 행동으로 솔선수범해 어릴 때부터 습관적으로 자산 관리 기법이 몸에 배도록 해야 한다"고 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