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 사상 최대 규모의 매출과 영업이익 실적을 낸 LG전자에 중동.아프리카 시장은 아직 변방이다.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에도 못 미친다.

하지만 1분기 중 매출 신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43%를 기록,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사태로 판매가 10%가량 줄어든 미국시장에서의 부진을 메우는 데 큰 기여를 했다.

LG전자의 7개 해외 지역본부 중 최고의 성적을 올린 김기완 중.아지역 본부장(부사장)으로부터 성공 비결을 들어봤다.

◆한국식 '웰빙 마케팅'으로 중동 공략

김 본부장은 중동 소비자들에게 세탁기와 냉장고,식기세척기,오븐 등을 '한국식 웰빙 마케팅'으로 판매하면서 매출이 쑥쑥 늘어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중동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양문형 냉장고,스팀 세탁기와 같은 고급 주방용 가전제품의 불모지였다.

가정부를 두고 있는 부유한 가정을 중심으로 가전제품의 소비가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 지역 소비자들은 '가정부들이 쓰는 제품에 왜 돈을 들이느냐'는 생각에 기본적인 기능만 갖춘 저가 제품을 주로 구매했다.

김 본부장은 이 같은 시장 트렌드를 바꾸기 위해 '헬스 케어(건강관리) 마케팅'에 집중했다.

"일은 가정부가 하지만 냉장고에 있는 음식을 먹고 세탁기로 빨래한 옷을 입는 것은 주인이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주방용 가전제품도 고급 제품을 써야 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중동지역 소비자들에게 전달한 것.김 본부장은 "올해 초부터 스팀 트롬 세탁기 등 헬스 케어 기능이 들어간 고급 주방가전의 매출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며 "LG전자가 시장의 성향을 바꿔 놓는 데 성공한 셈"이라고 설명했다.

◆아프리카에서는 유통망 확보가 우선

아프리카 지역에서 LG전자는 자사 제품을 취급하는 유통 매장을 늘리는 데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김 본부장은 "아프리카에는 가전제품 유통매장이 없는 나라가 허다하다"며 "매출을 늘리고 싶다면 유통매장을 낼 수 있는 자본력을 지닌 '큰손' 발굴하는 일을 직접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나이지리아의 경우 휴대폰 유통업자가 3명밖에 없는데 이들을 노키아가 선점,노키아의 나이지리아 휴대폰 시장점유율이 98%에 달한다"는 예를 들며 유통채널 확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두바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