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구트렌드를 주도하는 이탈리아 밀라노국제가구박람회가 지난달 21일 막을 내렸다.

16일부터 6일간 개최된 이번 박람회에는 세계 유명가구업체 2450곳이 참여했다.

관람객도 30만명을 넘긴 것으로 추산됐다.

올해는 짝수해여서 부엌 및 욕실가구가 함께 전시됐다.

이번 박람회에서는 전반적으로 블랙&화이트가 지속되면서도 한층 색깔의 화려함이 두드러졌다.

침대 소파에는 가죽이나 패브릭 등 내추럴하면서도 친환경 소재의 사용이 많아지는 자연주의 경향을 보였다고 전시회 관계자는 설명했다.


에이스침대는 밀라노 국제가구박람회에 신제품 '볼베르'를 전시해 큰 관심을 끌었다.

이 침대는 침대헤드(머리판)를 위에서 아래로 접으면 등을 기대어 쉴 수 있게 만든 것이 특징이다.

머리판은 탈부착이 가능하며 가죽이나 다양한 컬러로 바꿀 수 있다.

또 매트리스는 5㎝ 정도까지 높이 조절이 가능하고 매트리스를 45도 높이로 들어올리면 밑 부분에 수납공간도 있다.

이 제품을 디자인한 주셉페 비가노씨는 "실용성과 편안함에 초점을 맞췄다"며 "심플한 선을 강조한 외형적 디자인과 소재 및 제품 마감면에서도 최고"라고 말했다.

가격은 600만원 선으로 이탈리에서는 고가에 속한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은 "볼베르는 지난 2월 시제품이 나왔는데 벌써 50여개의 선주문을 받는 등 반응이 좋다"며 "유럽의 부유층을 대상으로 시장공략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에이스침대의 이탈리아법인 '자나'는 현재 영국 프랑스 등 20여개의 해외 판매망을 올해 중 40여개 더 확충,매출을 15억원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침실에 가죽과 패브릭 소재 일반화

폴리폼(Poliform)사는 침실세트를 두 세트밖에 전시하지 않아 침실비중을 줄이는 대신 거실이 트렌드의 변화를 주도하는 경향을 보였다.

침대를 중심으로 가죽이나 패브릭 소재가 주류를 이루면서 편안하고 볼륨감 있는 형태를 강조했다.

가죽과 패브릭 소재에도 컬러감은 더욱 다양하고 풍부해졌다.

이탈리아 침대전문 업체 플로가 선보인 카우치형(소파) 침대는 가죽시트를 벗기고 들어올리면 침대로 쓸 수 있게 편리성을 한층 높였다.

미노티는 침대 등받이를 자유자재로 움직여 소파로 변형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한샘의 '아리랑' 등 부엌은 내추럴 소재로 포인트

부엌가구는 모던함이 강조된 '미니멀리즘'의 강세 속에 내추럴한 원목이나 유리,스텐인리스 스틸 등의 소재를 사용해 포인트를 줬다.

컬러는 주로 화이트와 블랙의 광택이 나는 컬러가 주류를 이루면서도 원목은 월넛 등 자연적인 컬러가 강세였다.

도어에도 인조대리석 아크릴 스틸 등 새로운 소재를 이용해 얇거나 두껍게 제작하는 하드웨어의 기술력이 돋보였다.

한샘이 수입할 이탈리아업체 마이스트리사의 부엌 '아리랑'(사진 하단)은 블랙과 화이트 투톤의 컬러가 믹스매치를 이루고 손잡이는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스타일로 모던함을 강조했다.



◆사무가구는 벤치워크 시스템 많아

사무가구는 기본적으로 블랙과 화이트 색상 위주로 실용성을 강조한 미니멀리즘을 보이고 있다.

여기에 오렌지 그린 등으로 포인트를 주고 있다.

소파나 의자에는 패브릭 메시(망사형태)나 가죽 플라스틱 무늬목 등 다양한 마감재와 컬러를 사용하는 등 자연주의 경향이 많았다.

시디즈가 이탈리아 최대 사무가구 업체 ICF 부스에 전시한 T-50의자는 좌판은 패브릭을,등판은 망사형태의 메시를 사용했다.

권수범 퍼시스 개발팀장은 "대부분의 데스크 시스템(책상 스크린)은 책상 상판을 크게 하나로 해 여러 사람이 스크린 등으로 구역을 나눠 함께 쓸수 있는 사무공간 형태인 벤치워크 시스템으로 이뤄지고 있는 점이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

◆거실장은 월시스템 형태로 진화

단품성 문갑형 거실장은 거의 자취를 감추고 월시스템이 주류를 이뤘다.

TV가 일체화된 슬라이딩 옷장이나 침실에 홈시어터 시스템을 제안,거실에 이어 침실에서도 편안한 휴식이 가능토록 했다.

거실장은 디지털TV와 수납 장식기능의 어우러짐이 더욱 강화돼 다양한 디자인으로 선보였다.

기능적으로는 TV PC 등 가전과 가구는 단순 수납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컨버전스되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