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분별한 뉴타운.재개발로 오는 2012년께 서울 서민들의 보금자리인 다세대.다가구 주택의 40% 가까이가 사라져 서민주택 수급 대란이 우려된다.

6일 서울시 주택국이 내부 보고용으로 작성한 '주택 유형별 변화 전망' 자료에 따르면 2005년 109만4738호 수준이던 단독.다가구.다세대 주택이 2012년 67만3855호 수준으로 42만0883호(38.5%) 줄어든다.

단독.다가구.다세대 주택이 서울시내 전체 주택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5%에서 22%로 급감한다.

또 단독주택 재건축 지정 요건이 느슨한 점을 감안하면 2020년께는 서울시내 대부분 지역이 재개발돼 서민주택이 사실상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서민주택 전세.매매가의 불안이 장기화되는 등 서민주택 수급 대란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서울시내 주거지역이 거의 대부분 아파트로 바뀌는 부작용도 예상된다.

서민주택이 급감하는 것은 2003년 이후 기존 재개발 외 뉴타운,단독주택 재건축이라는 새로운 도시정비제도를 도입하면서 정비사업 예정구역이 이전에 비해 3배(중복 지정 제외) 가까이 늘었기 때문이다.

2003년 지정된 재개발 예정구역은 총 1153㏊였으나 여기에 단독주택 재건축구역 696.2㏊(2006년)와 뉴타운 2721.6㏊(2002~2005년)가 추가됐다.

구로구 관계자는 "구내에 재개발.재건축추진지역 56개소,광역개발추진지역 16개소,뉴타운식 광역개발추진지역 4곳이 있어 사실상 구 전체가 개발지역이라고 보면 된다"며 "강북권의 일부 구도 사정이 비슷하다"고 말했다.

서울시정개발연구원의 장영희 박사는 "중.저가 주택,고가 주택 등이 적정 비율로 섞여 있어 소득에 따라 저가 주택에서 출발해 중산층용 주택,고급 주택 순으로 이사 다닐 수 있는 구조가 이상적"이라며 "저가 주택 재고량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기 위한 정책 전환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조성근/이호기/이재철 기자 trut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