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6일 "요즘 밤잠을 설치고 있다"고 말하려다 그만뒀다.

이날 SBS주최로 열린 서울디지털포럼 개막식 축사 원고에는 이 대통령이 "경제 살리기는 물론이고 대한민국을 선진국으로 이끌어야 하는 큰 과제를 제가 안고 있지만,세계경제 환경은 매우 어렵다"며 이같이 말하는 것으로 돼 있었다.

그러나 실제 축사에선 '밤잠을 설친다'는 부분만 뺐다.

경제가 좀처럼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있는 가운데 광우병 논란이 확산되자 답답한 심경을 우회적으로 드러내려 했던 것 아니냐는 해석이다.

이 대통령은 이어 "국내 경제도 물가가 오르고 경기가 둔화되는 등 어려움 속에 있다"며 "무엇보다도 경제가 어려울수록 서민들의 고통이 더 커지기 때문에 사실은 국정을 책임진 자로서는 가슴 아픈 일이 아니라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모든 것이 단 시간에 이뤄질 수는 없겠지만,힘들다고 해서 결코 정도를 포기하지는 않겠다"며 "쉬운 길로 타협하는 것이야말로 수많은 국가들이 선진국의 문턱에서 주저 앉은 전철을 되풀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새 정부 들어 추진하고 있는 규제개혁ㆍ공공부문 혁신 작업뿐만 아니라,일각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꾸준히 밀고 나가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라고 청와대 측은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또 "한국이 창의적 국가로 거듭나야 한다"며 "많은 분들이 저를 'CEO(최고경영자) 대통령'이라고 하지만 저는 여기에 CIO,즉 'Chief Imagination Officer(최고 상상력책임자)'라고 불리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