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사업을 하며 몸으로 느낀 점을 모두 써먹어 볼 생각입니다"

한나라당 비례대표 3번으로 18대 국회에 입성한 배은희 당선자(49)는 직능성을 보완,강화한다는 비례대표 제도의 취지에 딱 맞는 정치인이다.

서울대 미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뉴욕주립대에서 세포분자생물학 박사학위를 딴 생명공학(BT) 전문가이자,이를 바탕으로 바이오 벤처기업인 리젠바이오텍 대표를 지낸 기업가이기 때문이다.

배 당선자는 "사업을 하며 기술에 대한 가치가 제대로 평가되지 않는다는 점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기술을 담보로 자금을 동원해야 하는데 막상 은행에 가보면 이런저런 제도 때문에 돈을 빌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

그는 또 "연구개발(R&D)에 3억원을 썼으면 그 이상이 회계장부에 무형자산으로 남아야 하는데 현행 제도로는 특허출원에 들어간 비용 500만원만 무형자산에 잡혀 회사 가치가 낮게 평가된다"는 점도 벤처업계의 어려움으로 꼽았다.

"외국에서는 기술을 처음 개발한 사람이 지분을 팔고 나올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 있죠.경영은 전문가에게 맡기고 엔지니어는 연구원으로 남아 새로운 기술을 개발해야 합니다.

하지만 한국엔 아직 그런 유연성이 부족해요.최근에는 기업인수합병(M&A)이 늘어나고 있지만 그나마 양도세 때문에 활성화가 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배 당선자는 이같이 현실을 따라가지 못하는 각종 제도를 뜯어고치는 데 최선을 다할 생각이다.

이를 통해 벤처 시장에 '기업가 정신'의 불씨를 다시 한번 살려내겠다는 포부다.

배 당선자는 사실 정치에 별로 관심이 없었다.

그러다 지난해 대선 경선 당시 지인의 소개로 이명박 캠프의 미래 신사업분야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다.

그는 "나중에 인수위 회의에 가보니 사람들이 내가 만든 공약을 상당히 중요하게 생각하더라"며 "정책을 만드는 일이 굉장히 파워풀하다는 것을 느꼈다"고 정치권 입문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정무적인 부분에는 관심이 없다"며 "딱 4년만 하자는 생각으로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