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정부 '뉴 IT전략' 윤곽 드러내…글로벌 차량 IT시장서 4兆가치 창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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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정부의 '뉴 IT(정보기술)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다.
이명박 대통령은 6일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손잡고 '차량 IT 혁신센터'를 설치해 2010년까지 글로벌 차량 IT 시장의 10%인 4조원가량의 가치를 창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IT 융합 사업을 정부의 향후 주력 신산업 정책으로 육성하겠다는 비전을 내놓은 것.MS와의 협력을 계기로 정부는 앞으로 5년간 IT 융합 R&D(연구ㆍ개발) 분야에 2조원을 투자하는 방안을 포함,오는 6월께 '뉴 IT 전략'에 관한 청사진을 제시할 방침이다.
◆정부 IT 구상 뭔가
이 대통령이 빌 게이츠 MS 회장을 청와대로 초청,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한 것은 IT분야를 신성장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경제계는 보고 있다.
게이츠 회장은 이날 6년7개월 만에 방한해 자동차 IT,게임,온라인 교육(e-learning) 분야에서 앞으로 5년간 1억4700만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주목할 만한 점은 각 분야에서 차세대 시장을 주도할 IT 융합 제품을 현대ㆍ기아자동차 등 국내 기업과 연계해 개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대목이다.
MS의 이 같은 투자 의지는 IT와 제조업의 융ㆍ복합을 성장 동력으로 삼으려는 이명박 정부의 구상과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지식경제부 관계자는 "MS와 차량 게임분야에서 협력하는 것 외에 건설,조선,의료 등에서 IT 융합 사업을 육성할 것"이라며 "R&D 지원 자금만 2조원을 쏟아부을 계획이고 인력 양성까지 포함하면 투자 규모가 더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MS,왜 한국을 파트너로 삼았나
MS가 현대ㆍ기아차와 개발하려는 차세대 차량 IT플랫폼은 다른 해외 자동차 업체와 맺은 협력 방식과 차원이 다르다.
한국MS 관계자는 "이미 제휴를 진행하고 있는 GM에는 자체 생산 자동차에 한정된 소프트웨어를 제공하고 있지만,현대ㆍ기아차와는 글로벌 시장 수출을 목표로 차세대 기술을 공동으로 개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국제 표준을 주도할 기술을 현대ㆍ기아차와 만들겠다는 얘기다.
2300만달러를 투자해 한국게임산업진흥원과 글로벌게임허브센터를 세우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MS는 온라인게임뿐 아니라 비디오게임기(콘솔),IPTV,휴대폰 등 어떤 기기에서도 쉽게 작동할 수 있는 차세대 다중 플랫폼 게임을 게임허브센터를 통해 개발할 계획이다.
MS가 이처럼 한국 시장에 주목하는 이유는 인터넷망,온라인게임 등 IT 각 분야에서 한국만큼 역동적인 곳이 드물다는 판단에서다.
한국은 이미 세계 IT시장에서 '테스트베드'(신기술 시험대)로 통하고 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차량 내비게이션 시장만 해도 한국보다 발전한 곳은 없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성공하면 세계에서도 통한다'는 판단을 하고 있다는 것.
◆중소 IT기업 성장 동력 열리나
MS와의 협력을 계기로 정부,국내 대기업,글로벌 기업 간 3각 협력 모델이 구체화될 경우 침체에 빠져 있는 중소 IT기업들에는 생존을 위한 돌파구가 열릴 전망이다.
지경부 관계자는 "이번 협력에서 중요한 것은 MS와 현대ㆍ기아차 간 협력에 국내 중소업체들의 참여를 유도,이들에게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기회를 마련해 준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은 MS와 현대ㆍ기아차가 설립할 '차량 IT 센터' 운영에 참여해 앞으로 3년간 관련 분야 60개 중소 IT업체를 육성하고,이 가운데 2개 정도를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정보통신연구진흥원 관계자는 "IT 융합 사업에 올해 90억원의 예산이 배정돼 있으며,이 가운데 20억원가량을 MS와의 사업에 투입할 것"이라며 "예산 규모는 사업 계획이 확정되는 대로 더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