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우병 파동에 불순 배후조종 세력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광우병 논란과 관련해 배후세력이 조직적으로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은 7일 국회 농림해양수산위원회가 주최한 쇠고기 협상 청문회에 참석, 이같이 밝혔다.

그는 최근 미국산 쇠고기 반대 시위현장에 뿌려지기 위해 작성된 유인물을 제시한 뒤 "그 발행처가 6·15 남북공동선언실천청년학생연대와 남북공동선언실천연대,한총련 등 주사파 연합"이라며 "광우병 파동의 배후에는 불순세력이 있다"고 주장했다.

차 의원은 "유인물 제목이 '미국 인간광우병 환자 발병 1주일 만에 사망'이었지만 환자가 아닌 것으로 밝혀졌고,모 방송사가 '미국 광우병소 검역소 유유히 통과'라는 제목의 프로그램을 방영했지만 이 또한 사실 왜곡"이라고 덧붙였다.

차 의원은 특히 "광우병 괴담의 원조격인 KBS스페셜 '얼굴 없는 공포,광우병'(2006년 10월 방송) 등 방송보도들도 의도적으로 사실을 왜곡한 의혹"이라고 주장했다.

공정택 서울시 교육감도 이날 정부종합청사에서 개최된 '전국 시·도교육감 긴급회의'에서 "전날 여의도에서 열린 촛불집회에 중·고생을 중심으로 밤 늦게까지 7000∼8000명이 참가했는데 서울 남부 동작 금천 구로 등 전교조가 심한 지역 학교에서 학생들을 막지 못해 뛰쳐나왔다"며 "뒤에서 조종하는 세력이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공 교육감은 "집회 참가를 권유하는 문자메시지가 전국적으로 뿌려지고 있다"며 배후설을 거듭 주장했다.

실제 전교조가 '광우병을 유발하는 미국산 쇠고기 시장 개방'에 관한 계기(契機)수업을 진행하라는 지침을 내려 논란을 빚었다.

전교조 충북지부가 홈페이지에 게재한 '광우병 쇠고기! 미국넘,너나 먹어' 자료에서는 "광우병은 미국이 소를 사육하면서 빨리 키우기 위해 식물성 사료가 아닌,동물성 사료를 먹여서 생긴 병"이라며 "한국인이 서양인에 비해 3배 정도 인간광우병에 잘 걸리는 유전자를 갖고 있어 지금 온 나라가 걱정에 싸여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계기수업은 교육과정에 없는 어떤 특정 사안 등이 발생했을 경우 이를 다루는 특별수업을 의미하는데 다른 전교조 지역지부들도 계기수업 지침을 각급 학교 전교조 교사에게 내리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이 확산되자 전교조는 이날 "전교조 차원의 계기 수업은 없을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교육과학기술부도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와 관련한 촛불집회에 중·고생들이 대거 참가하는 데 대해 뒤늦게 대처에 나섰다.

김도연 교과부 장관은 16개 시·도교육감이 참석한 자리에서 "검증되지 않은 논리와 잘못된 사실에 입각해 감수성 강한 나이 어린 학생들이 집회에 참가하는 것은 우려스럽다"며 "학생들이 사실을 올바로 이해하고 행동하기 전에 생각할 수 있도록 (일선학교에서) 잘 지도해달라"고 당부했다.

교육감들도 생활지도를 통해 학생들이 올바른 정보를 갖도록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